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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Korean’을 죽이느냐 살리느냐…경찰청 vs 행자부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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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ㆍ이세진 기자]경찰청이 영어명칭 개정을 놓고 행정자치부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정부조직 영어명칭에 대한 기준 마련을 추진 중인 행정자치부는 지난 3월 경찰청을 포함한 각 부처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행자부는 경찰청의 현행 명칭인 ‘Korean National Police Agency’에서 ‘Korean’을 삭제하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경찰청의 치안업무가 주로 국내에서 행해진다는 점에서 굳이 ‘Korean’이 들어갈 필요가 없고, 해외 무대에서 표기시엔 자동으로 쉼표 뒤에 ‘Republic of Korea’가 붙게 되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제외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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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부 관계자는 4일 “외국 자문위원으로부터 경찰청의 영어 명칭에 ‘Korean’이 들어가는게 어색한 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외국에 나간다 하더라도 ‘내셔널 폴리스 에이전시’ 뒤에 콤마 찍고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가 당연히 들어가기 때문에 굳이 한 명칭에 ‘Korean’과 ‘Korea’가 같이 넣을 필요가 있겠냐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청은 기존대로 ‘Korean’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이 추진하고 있는 ‘치한한류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의 치안 기술을 남미 등 다른 나라에 전파하려는 시점에서 ‘한국’이라는 고유명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독자적으로 외국과의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도 나라명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호주 등 외국 경찰기관들도 영어 명칭에 국가명 붙여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른 나라들도 현재 국가명을 넣어서 쓰고 있고, 점점 외국과의 교류도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Korean’을 그대로 두는게 맞다고 행자부 측에 요청한 상태”라며 “현재 일본 경찰청의 영어명칭도 ‘National Police Agency’이기 때문에 ‘Korean’을 빼게 되면 똑같아진다”고 말했다.

결국 행자부가 명칭의 효율성, 영문법상 자연스러움을 높이는 차원에서 표기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 경찰청은 치안의 국제협력에서 한국의 브랜드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는 셈이다.

대신 지구대, 파출소의 영어명칭은 바뀔 전망이다. 기존 ‘Police Precinct(Police Box)’는 ‘Police Substation’으로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행자부는 ‘Police Brach’를 제안했지만, Brach는 사전적으로 ‘지점’이라는 뜻이 강해 공공기관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경찰청이 대안으로 제시한 ‘Police Substation’을 채택했다.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경찰대학은 종전대로 각각 ‘Metropolitan(Provicial) Police Ageny’, ‘Police Station’, ‘Korean National Police University’이 사용되게 된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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