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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네팔 엎친데 덮친격…우기 맞아 제2의 재앙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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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구조는 마무리 단계…"외국 구조팀 나가도 된다"

사망자 현 7천200여명에서 크게 늘어날 듯

연합뉴스

구조 작업 펼치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서울=연합뉴스) 네팔 지진 피해 지역에 출동한 대한민국해외긴급구호대가 4.30 - 5.1일(현지시각) 네팔 박타푸르 피해지역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재준 강건택 기자 = 대지진이 강타한 네팔에서 우기(몬순)가 곧 시작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에게 설상가상의 피해를 안길 것으로 염려된다.

폭우가 추가 산사태를 일으키거나 집을 잃은 이재민들 사이에서 전염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네팔 지부의 로우낙 칸 부대표는 3일(현지시간) "구호대원들이 치명적인 질병 발생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할 조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AP와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칸 부대표는 "질병 발생의 위험은 비가 많이 내리고 진흙탕이 되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팔의 우기는 통상 6∼9월이어서 이재민 구호의 '골든타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유엔도 전염병 확산의 염려가 커질 것으로 보고 더 많은 헬기를 동원해 고립된 산간 마을에 신속하게 구호 물자와 의료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람 샤란 마하트 네팔 재무장관은 "몬순이 얼마 안 남았고, 몬순 전 폭우도 이미 내리기 시작했다. 내주 무렵까지 텐트나 생필품 등을 이재민에 공급하지 않으면 또 다른 재난을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기에 쏟아지는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인도 기상당국은 올해 네팔의 우기에는 예년보다 적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추가 재난의 위험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의 로라 블랭크 공보담당은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의 경사면이 젖으면 흙이 무너져내려 마을 전체를 매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네팔에 설상가상의 비극을 안길 수 있다"고 염려했다.

미국 미시간대 마틴 클락 교수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산사태가 추가로 일어날 위험이 있는 지역이 수만 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네팔에서만 7천276명이 지진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망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마하트 장관은 "모든 주택이 무너진 마을도 있지만 여전히 접근할 수 없는 상태"라며 "여진도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어 최종 사망자 수는 훨씬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네팔 전역에서 30만채 이상의 가옥이 완파 또는 부분 파손됐고, 진앙지에 가까운 고르카와 신두팔촉 지역에선 전체 가옥의 90%가 부서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 발생 8일 만에 101세 노인을 비롯한 4명을 구출하는 기적이 일어났지만,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인 72시간이 훨씬 지난 만큼 추가 생존자 구조의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따라서 네팔 당국은 생존자 구조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이재민 대책을 더 시급한 문제로 다룰 방침이다.

락시미 다칼 네팔 내무부 대변인은 이날 네팔에서 구조작업을 진행중인 각국 구조대에 남은 구조와 수색 작업은 네팔 측이 맡을테니 이제 출국해도 좋다고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칼 대변인은 "매몰자들이 에어포켓에 있지 않은 이상 살아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주민들은 대지진 발생 열흘째를 맞아 여진의 공포와 불안감을 떨치고 점차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직장인 출근과 시장 영업이 재개됐고, 주민들은 집과 주변 청소에 나섰다. 다만 각급 학교와 대학은 이달 중순까지 문을 닫을 예정이다.

건축 전문가와 기술자는 도심 주택가에서 안전진단을 시작해 주민이 귀가를 돕고 있다.

카트만두 국제공항은 활주로 파손 때문에 대형 항공기의 착륙을 일시 금지해 구호물자 공급에 차질을 빚었지만, 유엔 측은 생필품 물류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jianwa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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