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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전세난 때문에" …잘 팔리는 다세대·연립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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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월 6461건 거래…6년 9개월만에 최대

매매 가격·경매 낙찰가율도 오름세

"전세난에 더해 주거편의성 개선 등 영향"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결혼을 앞둔 김모(36·남)씨는 최근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서울에서 10평대 작은 아파트를 구하려 했지만 발품을 팔아도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찾더라도 전셋값이 2억원을 웃돌았다. 결국 김씨는 아파트를 포기하고 서울 성북구 보문역 근처에 있는 전용면적 49㎡ 신축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을 1억 8000만원에 샀다. 예비 신부도 지하철과 가깝고 새로 지은 집이어서 주거 환경도 좋아 만족하는 눈치였다.

자영업자인 최모(61·남)씨는 얼마 전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있는 허름한 4층짜리 다세대·연립주택을 11억원에 구입해 새로 지었다. 전용 59㎡ 규모 투 룸이 모두 8채가 나왔다. 최씨는 투 룸을 2억 4000만~2억 5000만원에 모두 분양했다. 그는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3억원을 넘다보니 특별한 분양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3개월 만에 분양이 완료됐다”며 “현재 다른 사업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이 재조명받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이면 다세대·연립주택을 살 수 있는데다 신축 다세대·연립주택들이 많아지면서 아파트 못지않은 주거 편의를 누릴 수 있어서다.

이데일리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거래량은 6461건을 기록했다. 2008년 6월(6782건)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다치다. 전월(5441건)과 비교해도 18.7%(1020건)가 늘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 3916건으로 전월(1만 3055건)과 비교해 6.6%(861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아파트 전세난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전세 물량도 자취를 감추면서 등 떠밀린 수요자들이 다세대·연립주택을 사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다세대·연립주택의 ㎡당 평균 매매가격은 356만 2000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당 402만 7000원보다 11.5%(46만 5000원) 싸다.

관리비가 아파트와 비교해 많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전용 59㎡ 신축 아파트의 경우 관리비가 10만~15만원(난방비 제외) 선이지만 비슷한 넓이의 다세대·연립주택은 3만~4만원 수준이다. 또 최근 지어지는 신축 다세대·연립주택의 경우 1층의 필로티를 만들어 가구당 1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엘리베이터나 폐쇄회로 TV도 장착하는 등 주거 편의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다세대·연립주택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 시세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보다 0.29%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88% 상승한 것이다. 경매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80%(지난달 28일 기준)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75%)보다 5% 포인트 올랐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최근 아파트 전세 재계약과 다세대·연립주택 매입을 놓고 저울질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임대사업자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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