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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맥도날드 '피자보다 버거' 광고에 이탈리아인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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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맥도날드가 만든 해피밀 광고 이미지


맥도날드가 ‘피자를 비하하는’ 햄버거 광고를 내보내면서 이탈리아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맥도날드 광고 영상 보러가기)

문제의 광고는 피자식당에서 세 가족이 메뉴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부모가 메뉴판을 보며 망설이는 동안, 어린 아들은 종업원이 뭘 먹겠냐고 묻자마자 "해피밀"이라고 외친다. 장면은 피자식당에서 맥도날드 매장으로 바뀌고 밝게 웃는 세 사람의 모습에 “당신의 아이는 의심이 없습니다. 해피밀은 여전히 4유로”라는 이탈리아어 멘트가 나온다. 해피밀은 맥도날드가 제공하는 어린이용 햄버거 셋트 메뉴다.

피자의 탄생지인 이탈리아에선 광고를 향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나폴리의 유명 피자집 중 한 곳인 브란디의 공동 소유자 에두아르도 파그나니는 “맥도날드가 자사 제품을 팔기 위해 피자를 폄훼했다”며 “이탈리아 어린이들이 피자보다 햄버거를 더 좋아한다는 생각은 신성모독과 같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인들의 분노는 온·오프라인에서 퍼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맥도날드의 광고 철회를 요청하는 서명 운동이 시작됐고 누리꾼들은 맥도날드 광고를 조롱하는 이미지나 패러디 영상 (패러디영상 보기)을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원조 나폴리 피자 연합회’의 마시모 디 포르지오 부회장은 맥도날드 광고가 나폴리 음식 문화에 대한 공격이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피자업체들은 이탈리아계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에게 나폴리 피자를 대변하고 홍보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역정에 맥도날드 측은 “피자를 공격하거나 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맥도날드 측은 “우리도 피자를 좋아하고 피자집에 간다”며 “나폴리의 피자 셰프도 적어도 한 번은 아이들과 함께 맥도날드에 왔을 텐데, 그렇지 않다면 당장 초대하겠다. 맥도날드를 먹은 뒤에는 아이들이 다시 오자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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