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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비엔나 커피 유래,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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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비엔나 커피(Vienna Coffee)’.

‘카페 아메리카노에 하얀 휘핑 크림을 듬뿍 넣은 커피’. 네이버 호텔 용어사전에서는 ‘컵에 커피를 따르고 여기에 비엔나에서 스카라고멜이라고 불리는 휘핑 크림(Whipping Cream)을 듬뿍 넣고 스푼으로 젓지 않고 마시는 커피’라고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메리카노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동동 띄운 커피를 비엔나 커피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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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라는 메뉴가 없다는 사실.

‘비엔나 커피 컬처 캠페인’을 진행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비엔나관광청 한국 홍보총책 베르나 하블레씨는 “한국에서 비엔나 커피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한국에서 커피로 유명한 비엔나라는 명칭이 혼동돼 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비엔나에 없는 것은 비엔나 커피 뿐만이 아니다. 정통 비엔나 커피하우스에는 얼음을 넣고 시원하게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시럽도 없다. 전통적으로는 시나몬이나 초콜렛 파우더 같은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오로지 뜨거운 커피와 우유만으로 만드는 것이 비엔나식 커피다. 더운 여름철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두 스쿱 정도 넣은 후 에스프레소를 넣고 그 위에 크림을 얹어 먹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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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비엔나에 있는 820여개 커피하우스 중 150여곳이 정통 비엔나식 커피의 명맥을 잇고 있다. 1856년 비엔나 커피하우스에 여성들의 출입이 허용되면서 커피 문화가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비엔나의 커피하우스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비엔나의 커피하우스는 카페 인테리어부터가 까다롭다. 대리석 테이블을 갖춘 나무 바닥 인테리어에 웨이터들은 검은색 정복을 갖춰 입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선별된 신문과 잡지를 비치해 놓아야 하며, 피아노 연주가 라이브로 흘러 나온다. 한마디로 문화ㆍ예술의 도시 비엔나의 ‘비엔나스러운’ 격식을 갖추고 있다.

또 비엔나의 커피하우스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나누는 문화적인 공간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에스프레스를 후루룩 마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엔나의 커피는 미디엄 로스팅을 위주로 만든다. 여기에 알프스에서 얻은 미네랄 워터를 쓴다.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비엔나 커피는 사실 ‘비엔나 멜랑지’다. 에스프레소에 스팀 우유와 우유 거품을 올린 전형적인 비엔나식 커피다. 이 밖에도 휘핑 크림을 올린 프란시스칸 몽크, 원홀스 캐리지 등이 비엔나의 대표적인 커피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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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로 여행을 떠나 정통 비엔나 커피하우스를 방문했다면 “비엔나 커피 플리즈”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비엔나 멜랑지 플리즈.”

amigo@heraldcorp.com

[사진제공=비엔나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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