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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세계 최강 용병부대의 고향이 지도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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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도시중 하나인 산골도시 고르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진원지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고르카는 수소폭탄 20기에 맞먹는 충격을 받으면서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됐다. 특히 네팔 역사를 애기할 때 고르카는 빼놓을 수 없는 유서깊은 고대 도시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고르카는 1768년 네팔왕국을 최초로 통일한 프리트비 나라얀 샤 왕이 태어난 곳이다. 현재까지도 이라크 전쟁 등에 이 지역 출신들이 용병으로 참전하며 수많은 ‘전사’들을 배출해냈다.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시절, 영국은 고르카 전사들의 용맹함에 매료돼 적이었던 이들을 영국군에 편입한뒤 지역명을 따 ‘구르카 용병 부대’를 만들기도 했다. 구르카 부대는 현재까지도 영국군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프랑스 외인부대 등과 함께 세계 최강 용병부대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이번 대지진으로 고르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숨져 뛰어난 전사들의 활동의 대가 끊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아 28일 네팔 정부와 국제사회의 수색·구조활동은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매몰시 생명 유지가 가능한 72시간을 의미하는 ‘골든타임’이 종료된 가운데 정부 발표 사망자 수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기준 4400명을 넘어섰다.

주요 국가들이 구조인력을 파견해 막판 수색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재해 지역으로 접근이 어렵고 애초 실종자 수가 워낙 많아 별다른 진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네팔을 떠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카트만두공항으로 몰리면서 공항은 통제가 안돼 해외구조팀을 실은 여객기가 비행기 착륙에 실패하는 일도 벌어졌다. 난민은 많고 도착하는 구호물자가 적다 보니 생필품을 실은 트럭이 도착하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상자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난민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재난 특수(?)를 노린 일부 상인들이 물과 식료품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생수 한 병을 3달러(약3200원)에 파는 얌체 판매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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