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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日 군사력 전세계로 확장…한국 안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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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주권 존중 표현 있지만 유사시 자위대 진입문제 논란 여전

"한반도 전쟁수역에 자위대 진입문제 3국간 추가협상 예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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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미국과 일본이 27일 합의한 새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이 우리나라 안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합의한 새 가이드라인은 미일 양국 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아태지역뿐 아나라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하고, 전쟁을 포함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미국과 일본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일본지역에 국한했던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연합작전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시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이는 오직 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한다는 '전수방위'의 평화헌법 체제에서 자위대가 미군과 연합작전을 벌일 수 있는 지리적 한계를 전 세계로 확장시켰다는 것을 뜻한다.

기존 가이드라인이 미일 공동 무력대응의 지리적 범위를 최대 한반도와 대만 해협을 아우르는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 가이드라인은 그런 제한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미군과 함께 평시나 전시에 한반도 공역 뿐아니라 우리 군 해상 작전구역에서도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자위대가 미군을 등에 업고 한반도 공역과 해상 작전구역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그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으로 출병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새 가이드라인에 "제3국의 주권에 대한 완전한 존중"이란 표현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새 가이드라인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미일 양국은 자위대가 한반도 영역으로 진입할 때 한국의 동의를 명확히 한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새 가이드라인에 '제3국 주권의 완전한 존중'이란 표현을 담은 것은 일본이 한반도 주변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입장을 일단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와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포괄적인 표현이 담길 것으로 이미 예측하면서 새 가이드라인에 보다 구체적인 표현을 넣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결과는 우리 측의 입장이 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국제적으로 양자 방위협력지침에는 제3국이 어떤 국가인지를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이 선포한 '한반도 전쟁수역'에 일본 자위대가 진입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사령관이 유사시 한반도 해상에 선포하는 전쟁수역에 공해가 포함되더라도 다른 나라 선박의 공해 통항권은 제한되고 있다. 전쟁이 발생한 해상에 잘못 진입했다가 피아 식별이 되지 않아 피폭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 당국자들은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수역에 진입하면 자위대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사전 협의해야 하고, 우리 정부가 동의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했거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주일미군기지 등에서 미군 증원전력이 한반도로 전개되도록 현 작전계획에 명문화되어 있다.

특히 자위대가 주일미군의 후방을 지원하도록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사전 동의 절차 없이 미군 증원전력과 함께 전쟁수역에 신속히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더욱이 주일미군 기지 가운데 7곳이 유엔사 후방기지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기지의 병력과 물자는 유엔군사령관의 지시에 의해 한반도로 투입될 수 있다.

유엔사 후방기지에서 미군을 지원하는 자위대 병력과 물자가 유사시에는 얼마든지 섞여 투입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한반도 전쟁수역에 대한 자위대 진입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쟁수역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해서 한미일 3국간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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