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마무리투수 불신의 시대..믿을만한 소방수가 없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23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kt와 SK의 경기에서 SK 윤길현(가운데)이 1.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윤길현은 1점차 리드를 지켜내며 6세이브로 구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2015. 4. 23.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마무리 투수에 관한한 ‘불신의 시대’다. 믿을만한 소방수가 없다. 10개 구단은 하나 같이 ‘마무리 불안’에 고심하고 있다. ‘불쇼’를 하지 않는 마무리투수를 찾기 힘든 실정이다. 블론세이브(BS)는 마무리투수에게 주홍글씨처럼 따라붙는다. BS에서 자유로운 마무리투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개 구단에서 1세이브라도 기록한 투수는 26일 현재 17명에 이른다. SK 윤길현이 6세이브로 1위, 삼성 임창용이 5세이브로 2위를 달리고 있다. KIA 윤석민과 한화 권혁이 4세이브로 공동 3위다. 넥센 손승락과 NC 김진성, LG 봉중근이 3세이브로 공동 5위. 두산 윤명준과 함덕주, 롯데 김승회, 한화 윤규진이 2세이브를 각각 기록했다. LG 이동현, 롯데 김성배와 이정민, 한화 박정진과 송은범, kt 장시환이 1세이브씩 챙겼다. 그런데 세이브 기회를 날리며 BS를 기록한 선수는 19명으로 더 많다. 불안한 뒷문의 단면이다. 열거된 투수들의 이름만 살펴봐도 그 팀의 뒷문 사정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시즌 초부터 뒷문을 변함없이 지키는 투수는 윤길현 임창용 윤석민 손승락 김진성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확실한 믿음을 주는 클로저는 몇 명이나 될까.

한화는 윤규진의 부상 속에 송은범 권혁으로 클로저 임무가 이동했다. LG는 봉중근의 방어율 18.69 부진 탓에 이동현에게 마무리 보직을 일시적으로 맡겨놓았다. 2승1세이브3홀드를 기록하며 LG 불펜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동현도 1BS를 안고 있다. 롯데는 연일 불펜 불안에 시달리는데 그 중심에는 ‘마무리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 김승회 이정민 김성배 등 세이브를 기록한 불펜 투수들이 모두 BS의 아픔도 겪었다. 지난해 20세이브를 올렸던 김승회는 방어율 12.27의 부진 속에 2군으로 내려갔고, 이정민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25일 삼성전에서는 10-0으로 앞서던 경기를 불펜 불안 속에 12-9로 힘겹게 이겼다. 김성배가 겨우 뒷문을 지켜 첫 세이브를 따냈다. 두산은 올시즌 처음 마무리 중책을 맡은 윤명준이 불안하자 함덕주에게 그 무게를 배분하고 있다. 막내구단 kt는 ‘마무리 부재’ 상태다. 유일한 세이브를 올린 장시환은 ‘중간 선발’이라는 묘한 보직을 맡았다. 한 시즌 최다 34세이브(2012년 롯데 시절)를 기록한 적이 있는 김사율은 방어율 13.50의 부진 속에 2군으로 탈락했다.

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KIA와 NC의 경기에서 NC 김진성(왼쪽)이 2점차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올린 뒤 포수 김태군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2015. 4. 7.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여기서 문제 하나. 시즌 2세이브 이상 따낸 투수 가운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은 투수가 있을까. 김진성과 함덕주로 ‘유이’하다. 하지만 3세이브 방어율 0를 기록한 김진성은 지난 11일 SK전에서 3연속 세이브를 따낸 이후 팀 성적 하락 탓에 ‘개점 휴업’ 상태다. 세 차례 등판해 구위를 점검했을 뿐이다. 26일 LG전에는 2-6으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올라 뜻하지 않은 부상까지 안았다. 함덕주는 윤명준을 지원하는 보조 요원이다. BS가 없던 윤길현은 25일 한화전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 김경언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고 고개를 떨궜다. 이날 윤석민도 두산전에서 BS 뒤에 연장전 끝에 구원승을 따내 활짝 웃지 못했다. 윤석민은 26일에는 연장 12회 끝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마무리 불안’은 왜 계속되는 것일까. 일단 지난 해에도 그랬듯이 ‘타고투저’의 현상 속에 전반적으로 투수력이 타력을 압도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한 감독은 “타격 기술이 놀랍게 발전하는 것에 비해 투수력은 발전 속도가 느리고 좋은 투수들도 많이 발굴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방수 경험의 부족도 한 요인이다. 윤길현 윤명준 등 새롭게 마무리 보직을 맡은 선수들은 항상 불안감을 내재하고 있다. 심리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는 유난히 시즌 초반부터 ‘한국시리즈는 보는 것 같다’고 할만한 대접전이 펼쳐지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경기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마무리투수들의 스트레스도 커졌다. 봉중근이 인터뷰 도중 울컥한 장면이나 배탈로 고생한 것 등이 ‘마무리 스트레스’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박정욱기자 jwp94@sportsseoul.com

[기분좋은 신문 스포츠서울 바로가기]

[스포츠서울 공식 페이스북 / 트위터]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news@sportsseoul.com]

-Copyrights ⓒ 스포츠서울 & sportsseoul.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