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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설레던 베이스캠프 졸지에 아수라장…에베레스트서 17명 사망(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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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 눈사태로 추가피해 우려…사고당시 인근에 1천여명 머무른듯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박진형 기자 = 네팔 대지진에 따른 눈사태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산악인 17명이 숨진 가운데 여진으로 눈사태가 계속돼 추가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AP통신은 전날 규모 7.8 강진의 여파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눈사태가 덮쳐 지금까지 17명이 숨지고 61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에베레스트의 한 트레킹 가이드는 AP에 "부상 정도가 심한 22명은 헬기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군 시설이 있는 페리체 지역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전날 악천후로 헬기가 뜨기 어려웠으나, 밤새 기상이 나아져 이날 헬기 6대가 네팔 베이스캠프에 착륙해 부상자를 구조했다고 AFP통신 현장 취재진은 전했다.

루마니아 산악인 알렉스 가반은 트위터를 통해 "중상자는 전원 헬기로 구조됐다"고 말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대다수는 외국인이나 국적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네팔산악협회가 밝혔다.

베이스캠프에서 약 350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고 베이스캠프 위의 2개 캠프에도 여전히 많은 등반객이 발이 묶여 있다고 산악협회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4시 19분께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으로 이 지역에서 다시 눈사태가 일어났다고 산악인들이 AFP에 전해 추가 피해와 구조 작업 지연이 우려된다.

이번 눈사태에 따른 사망자 중 구글 임원 댄 프레딘버그는 다른 구글 직원 3명과 함께 에베레스트 하이킹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그와 함께 일한 로런스 유 구글 사생활보호 담당 디렉터는 블로그에 "이번 비극으로 우리 자신의 일부를 잃었다"며 나머지 직원 3명은 무사히 귀국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시애틀 소재 등산서비스 업체인 매디슨 마운티니어링도 소속 의사인 머리사 이브 지라웡이 이번 눈사태로 베이스캠프에서 숨졌다고 확인했다.

사고가 난 베이스캠프는 에베레스트와 인근 로체 등정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이 기상 변화를 주시하며 등반 계획을 짜거나 신체 컨디션을 조정하는 곳이다.

베이스캠프와 그 주변 지역에는 4∼5월 고산등반 시즌을 앞둔 산악인과 셰르파 등이 1천여 명이 머물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셰르파들은 눈사태 당시 800명 이상이 주변 여기저기에 있었다고 AFP에 밝혔다.

설레는 마음으로 활력이 넘실거리던 베이스캠프는 전날 눈사태 때문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가반은 트위터에서 "살기 위해 텐트에서 도망쳤다"고 급박한 순간을 소개하고 "잔해를 뒤지며 구조작업을 돕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카트만두에 더 심각한 지진 피해가 발생한 까닭에 네팔 당국의 구조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눈사태로 베이스캠프와 그 주변 지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구호 작업장으로 돌변해 고산등반 시즌이 그대로 마무리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AP, 인도 방송 등에 따르면 전문 산악인들은 자신의 등반계획을 일절 중단하고 피해자들을 구조하는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추가 눈사태와 같은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현재 등반을 염두에 두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네팔 히말라야에서는 작년 10월에도 폭설과 눈사태 때문에 세계 각국의 산악인 수십 명이 길을 잃거나 눈 속에 묻혀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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