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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그리스, 2주내 디폴트…유로존 `플랜B` 만지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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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유로그룹 합의 또 불발..`플랜B` 마련 촉구

월말 공무원 연금 `고비`..내주초 디폴트 최종 결론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다음달초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첫 채무상환을 앞둔 마지막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 2주일 내에 디폴트(채무 불이행)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만큼 유로존 내부에서도 `플랜B`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끝내 합의 불발…유로존 플랜B 마련 잇달아 촉구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직후 합의에 실패했음을 시인하며 “광범위하고 세부적인 개혁 내용이 담긴 리스트가 필요하다”며 그리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모두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합의 지연은 모두 그리스 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가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리스와의 합의 불발에 대비해 플랜B를 마련하자는 요구도 빗발쳤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두산 므라모 슬로베니아 재무장관은 “그리스와의 협상이 불발될 경우 생길 수 있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양측간 협상이 실패로 끝나고 이 때문에 그리스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해 채무를 상환하고 유동성 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 때 마련하지 못할 경우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플랜B는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므라모 장관 외에도 다른 유로존 재무장관들 역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회의장 안팎에서의 사적인 회동에서 이같은 우려를 동일하게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와 관련, “그리스 개혁에 진전이 없고 그리스 정부도 진정성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일부 국가들은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며 “플랜B 논의는 이런 맥락에서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소식통은 “재무장관들은 플랜B를 마련하고 있다는 내용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시장에 ‘모든 상황이 끝났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이를 공개적으로는 말하지 않고 있다”고 귀뜸했다. 실제 루이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현재 중심적인 시나리오는 그리스 구제금융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전제하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이날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플랜B를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유로존에 반하는 처사”라며 “그런 플랜B는 존재하지 않으며 플랜B 따위가 있어서도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일축했다.

◇월말 공무원 임금 변수…내주초 디폴트 최종결론

이제 그리스의 디폴트는 2주일 내에 결론날 전망이다. 다음달 6일과 13일에 각각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1억8600만유로, 7억4700만유로의 채무 상환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다음달 11일에 있을 차기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이달말로 예정된 연금과 공무원 임금 17억유로 지급 여부가 1차적인 관문이 될 전망이다. 디미트리스 마르다스 그리스 재무 차관은 “그리스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한 보유 현금의 그리스 중앙은행 이전 행정명령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경우 이달분 연금과 공무원 연금을 지급할 현금이 4억유로 정도 부족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이후 이달치 임금과 연금은 지급할 수 있다고 발언을 번복한 바 있다.

이후 5월초가 관건인데, IMF에 대한 1억8600만유로 이자 지급은 1일까지 이뤄져야 하지만 노동절 연휴로 인해 지급시한은 6일까지 늦춰졌다. 통상 IMF로부터 지급 통보를 받고서 이틀간 납부를 늦출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변수는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가 개최하는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 주간 점검회의다. 이 회의에서 다음주에 있을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ELA 지원 여부를 승인하게 된다. 가장 최근 회의는 지난 22일에 있었고 당시 ELA 한도를 755억유로로 15억유로 더 늘려준 바 있다. 그러나 ECB 집행이사회도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그리스 은행들의 신용도가 낮아지고 있어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하는지 회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달 6일에 있을 회의에서는 ELA를 지원받기 위해 그리스 은행들이 제공하는 채권 담보 가치를 추가로 할인 적용해 ELA 지원을 사실상 줄이는 조치를 두고 논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그리스 정부가 8일에 만기 상환해야 하는 6개월 짜리 단기 국채 상환용 국채 발행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그리스 정부는 14억유로 규모의 단기 국채를 발행하기 위해 오는 6일 입찰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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