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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어저께TV] '동상이몽', 웃기고 울리는 요물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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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윤지 기자] 청소년 자녀와 부모의 갈등. 어쩌면 흔하고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일반인 출연자들이 토해내는 그들의 사연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다. 지난 25일 첫 정규 편성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이유다.

이날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광주 이승기' 고승한 군이었다. 고 군은 자신을 집요하게 감시하는 어머니에게 불만을 표했다. 어머니는 고 군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살펴보고, 아들의 외출을 몰래 미행하는 등 사생활을 간섭했다. 반면 어머니는 여자친구가 생기면 다른 것은 안중에 없는 아들을 걱정했다. 또한 고군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여자친구를 위해 과도한 소비를 하고 이를 감추고자 거짓말했다.

이어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중3 이새봄 양이 출연했다. 이 양의 아버지는 딸에게 판·검사, 변호사, 의사 등 이른바 '사'자 직업을 강요했다. 이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는 이 양이었지만,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기는커녕 끊임없이 공부 타령만 하는 아버지로 인해 숨 막혀 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며 가족들을 부양하는 아버지는 공부에 재능이 있는 첫째 딸이 편안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첫 번째 사연이 웃음을 줬다면, 두 번째 사연은 눈물을 자아냈다. 아내와 큰 아들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중립을 지키는 고 군의 아버지, 문구점 앞에서 여학생에게 차인 이야기를 넉살 좋게 늘어놓는 고 군의 남동생 등이 폭소를 안겼다. 반면 배달용 치킨을 쏟은 후 아까운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고, 차가운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 양 아버지의 모습은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일반인의 사연에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관찰 카메라에 있었다. 자녀와 부모, 각각의 시선으로 편집된 관찰 카메라는 양측의 주장을 고루 담았다. 또한 누구나 겪을 법한, 혹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기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처음엔 어느 한쪽을 탓하던 패널들도 양 측의 관찰 카메라를 보고 난 후에는 다른 누군가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MC 유재석과 김구라의 공도 컸다. 유재석은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일반인 출연자들이 편히 속내를 털어놓게끔 했다. 짐짓 무거워진 분위기에서는 재치 있는 멘트로 웃음을 끌어냈다. 김구라는 적재적소에서 촌철살인 멘트로 긴장감을 유발했다. 현실적인 조언과 날카로운 지적을 잊지 않았다. 출연자들을 도발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고, 덕분에 논의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지난 2013년 육아예능에서 시작된 가족예능은 이젠 너무나 익숙한 장르가 됐다. '동상이몽' 또한 방영 전에는 KBS 2TV '안녕하세요'와 JTBC '유자식 상팔자'의 혼합이란 우려를 샀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신선한 포맷과 노련한 MC를 내세운 '동상이몽'은 새로운 예능이었다. SBS 토요일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ja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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