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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영화공책]'위험한 상견례2', 코미디인데 설레는 건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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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포츠) 유수경 기자 = 전라도와 경상도의 뿌리 깊은 지역 감정을 재치 있게 그려낸 영화 '위험한 상견례'가 2탄으로 돌아왔다. 4년 만에 복귀한 김진영 감독, 경찰과 도둑 집안을 결혼시키겠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왔다. 황당한 설정이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우선 영화는 청춘 배우 두 명을 앞세웠다. '내 딸 꽃님이' '감격시대' 등을 통해 인기를 모았던 배우 진세연이 도둑 집안의 딸 영희를 연기한다. 영희는 전직 펜싱선수이지만 현재는 아버지를 따라 경찰이 된 인물. 유능하고 대담하지만 남자친구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사랑스러운 여자다.

'우리 결혼했어요'로 한류스타가 된 홍종현이 도둑 부부의 아들 철수 역을 맡았다. 잘생긴 반항아의 외모를 지녔지만, 속은 누구보다 순수한 남자. 여자친구 때문에 경찰이 되기로 결심하고, 찌질이 고시생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양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경찰이 되는 게 쉽지 않다. 철수는 다양한 방해 작전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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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2'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News1스포츠/ 롯데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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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상견례2'는 코미디 영화답게 다소 유치하고 과장된 설정이 살짝 엿보인다. 그러나 과정이 어찌 됐건, 본분에 충실하며 관객들을 웃긴다. 영화는 무엇보다 젊은 남녀의 풋풋하고 진실된 사랑에 집중한다. 보통 코미디에서 그려지는 로맨스 연기는 가볍거나 몰입도가 떨어지게 마련인데, 진세연과 홍종현 커플은 이상하게 설렌다.

진세연은 그간 다양한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들이 다소 무겁고 지나치게 진중했다. '위험한 상견례2'에서는 밝고 맑은 매력으로 20대만이 할 수 있는 사랑을 그려냈다. 늘 나이보다 성숙한 역할을 하는 진세연을 본 김진영 감독이 그의 실제 나이를 찾아주기로 결심하면서 이뤄낸 결과다. 진세연의 이미지는 이 영화를 통해 5년은 젊어진 듯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는 홍종현의 매력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만취 연기, 액션 연기, 세밀한 감정 연기까지 다양한 숙제를 안고 있던 홍종현은 과제를 기대 이상으로 잘 풀어내며 진가를 입증했다. 외적인 칭찬도 빼놓을 수 없는데,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완벽한 모델 핏을 자랑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다.

코미디 영화가 늘 그렇듯 '위험한 상견례2' 역시 받쳐주는 배우들이 쟁쟁하다. 진세연의 아버지로 분한 김응수, 홍종현의 부모를 연기한 전수경과 신정근은 대단한 코믹 연기로 관객의 배꼽을 쥐게 한다.(이들은 언론시사회에서 취재원마저도 넉다운 시키는 강력한 입담을 가지고 있다.) 극중 깜짝 등장하는 김수미는 귀에 감기는 차진 욕설로,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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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과 진세연이 달콤한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News1스포츠/ 롯데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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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놀라운 건 모든 장면이 영하 10도 이상의 강추위 속에 촬영 됐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봄과 여름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데, 계절감을 담기 위해 스태프들이 굉장한 노력을 했다는 후문. 제설 작업은 물론, 배우들도 얇은 옷을 입은 채 입안에 얼음을 물고 연기해야 했다.

화면을 담아내는 방식도 독특하다. 눈높이보다 살짝 위쪽에서 촬영됐다. 특히 진세연과 홍종현의 애정신에서 이 앵글이 부각돼 사랑스러운 느낌이 배가됐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핸드헬드 기법으로 큰 반응을 얻은 오재호 촬영 감독이 참여했다. 360도 키스신 역시 언론 시사회 이후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혔다.

'위험한 상견례2'는 가볍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다. 그러나 러닝타임 2시간이 지루하지는 않다. 남녀노소를 불문,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도 흥행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극장가의 센 영화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귀엽고 아기자기한 매력을 자랑한다. 15세 관람가. 오는 29일 개봉.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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