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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헌혈은 다이어트 아닙니다"…잘못 알려진 상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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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해치고 혈관 좁아진다' 등 근거 없는 건강염려증 만연해

심장병 예방 효과…남성 체중 8%·여성 7% 정도 혈액으로 구성

뉴스1

헌혈 중인 한 시민./©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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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지난해 헌혈자가 연간 300만명을 넘어 명실상부한 혈액 자급자족 시대가 열렸다. 연간 헌혈자가 300만명을 넘은 것은 대한적십자사가 1958년 본격적으로 헌혈 사업을 시작한 지 56년 만이다.

헌혈자가 급증했지만 여전히 잘못된 상식으로 헌혈 행위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한의사협회 도움말을 통해 잘못된 헌혈 상식에 대해 알아본다.

◇몸 밖으로 나간 혈액 바로 보충

헌혈에 대한 황당한 생각 중 하나는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헌혈을 하면 헌혈량만큼 혈액이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하지만 다른 조직에 있던 혈액이 혈관 내로 바로 이동해 보충되기 때문에 체중 감소나 다이어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건강을 해친다는 생각 또한 근거가 없다.

남성은 체중의 8%, 여성은 7% 정도가 혈액으로 이뤄져 있다. 예컨대 체중이 60㎏인 남성 몸속에는 4800㎖, 50㎏인 여성은 3500㎖ 정도의 혈액을 보유하고 있다.

몸속 혈관에는 전체 혈액량의 절반 정도가 순환되며 나머지 반은 혈관 밖 조직에 분포한다. 우리 몸에는 변화에 뛰어난 조절 능력이 있어 헌혈 후 1~2시간 정도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몸이 회복된다.

정부는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연간 5회 이상은 전혈 형태의 헌혈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전혈은 채혈일로부터 2개월, 성분채혈은 2주가 지나야 다시 헌혈이 가능하다.

헌혈을 많이 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빈혈에 걸린다는 생각도 근거가 부족하다.

혈관은 외부로부터 바늘이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수축하지만 곧 본래의 상태로 회복한다. 결과적으로 헌혈 횟수와 혈관 수축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빈혈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다. 오히려 정기적인 헌혈이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보고되는 상황이다.

◇에이즈 검사 목적 헌혈 행위는 헛수고

과거 헌혈을 하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경도 빈혈로 판정됐기 때문이며 재검사를 받아 이상이 없으면 자격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헌혈을 통해 자신의 질병이 노출되고 개인정보가 유출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도한 걱정이다.

헌혈기록과 검사 결과는 헌혈자 본인이 아니면 공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며 2주 후 개인이 원하는 장소로 검사결과통보서가 발송된다.

에이즈 검사를 목적으로 헌혈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결론적으로 헛수고이다.

헌혈 전 검사에는 혈액형, B형간염 항원, C형간염 항체, 간기능, 매독 항체, 에이즈 검사가 포함된다. 이 중 에이즈 검사 결과는 통보해주지 않는다.

에이즈 검사를 받고 싶다면 각 구청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에이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대한에이즈예방협회, 질병관리본부로 문의하면 된다.

뉴스1

대한적십자사 서부혈액원에 있는 혈액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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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종류만 수백 가지…성격 규정은 미신

우리나라에는 헌혈 못지않게 혈액형에 대한 미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혈액형을 성격으로 규정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혈액형은 ABO, Rh, MNSs, Lewis 등 분류 기준에 따라 수백 가지가 넘는다. 유독 ABO 혈액형이 성격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성격과 혈액형을 연관시키는 것은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위험스러운 일이다. 혈액형 항원은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지만 그 유전자가 인간의 성격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성격은 환경적 요인, 교육 등에 의해 형성된다.

남성 골수를 이식받은 여성의 성격이 바뀐다는 얘기도 웃지 못할 미신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혈액형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대부분 처음부터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혈액형이 바뀌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ABO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은 골수 등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경우에만 해당한다.

적혈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므로 골수이식을 받은 후 공여자 골수로 생착이 되면 혈액형이 바뀌게 된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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