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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본업 강화한 포스코,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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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ICT·소재 부문 여전히 부진..전체 실적에 '발목' 시장, 부실 계열사 정상화 및 균형 발전에 관심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 polipsycho@bizwatch.co.kr

포스코가 업황 부진에도 불구,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그동안 시장은 포스코의 수익성 확보 여부에 대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왔다. 하지만 이번 실적으로 포스코의 수익성 확보에 대한 논란을 일정 부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 1분기 포스코가 기록한 견조한 실적의 대부분은 포스코 본체와 대우인터내셔널에 편중돼 있다. 권오준 회장이 강조한 철강 본연의 경쟁력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일면 성공했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다.

포스코의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2.2% 감소한 15조10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와 동일한 7310억원을 나타냈다. 개별기준 실적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포스코의 개별 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7.8% 감소한 6조78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0.1% 증가한 6220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늘어났다. 그만큼 포스코의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로벌 철강 업황이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 더욱 빛을 발한다.

그러나 포스코의 지난 1분기 실적의 대부분은 포스코 본체와 대우인터내셔널이 거둔 실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난 1분기 포스코그룹의 각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포스코 본체가 중심이 된 철강 부문과 대우인터내셔널이 중심인 무역·에너지 부문만 전년대비 수익성이 좋아졌다. 나머지 건설, ICT, 화학·소재 부문은 여전히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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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십억원.

철강 부문의 경우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5510억원으로 전년대비 6.16% 증가했다. 무역 부문도 전년대비 60.5% 늘어난 1140억원을 나타냈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전년대비 78% 늘어난 8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부문은 작년 4분기 26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이번 1분기에 흑자전환했다.

반면, 건설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분기 포스코의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년대비 79.8% 감소했다. ICT부문의 경우 전년대비 37.5% 줄어든 50억원, 화학·소재 부문은 42.8% 감소한 200억원에 그쳤다.

결국 지난 1분기 포스코가 거둔 견조한 실적의 대부분은 포스코 본체와 대우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한 무역·에너지 부문이 거둔 성적인 셈이다.

포스코그룹에서 포스코 본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작년 기준 포스코그룹 매출액의 47.8%를 포스코 본체를 비롯한 철강 부문이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75.6%가 철강부문에서 나왔다. 철강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포스코 본체가 전체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포스코 본체보다 건설을 중심으로 한 나머지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진행했던 문어발식 확장의 산물이 바로 나머지 부문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1분기 실적도 비철강 부문에서 선전했다면 더욱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권오준 회장은 '철강 본연의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현재의 실적만 놓고 본다면 권 회장의 주문은 일정부분 성공했다.

하지만 권 회장과 포스코그룹 입장에서는 철강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을 버려두고 갈 수는 없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신성장동력으로 소재와 에너지를 꼽았다. 포스코는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건설, ICT, 소재·화학 부문 모두 권 회장과 포스코그룹이 짊어지고 가야하는 부분이다.

시장의 관심도 이 부분에 집중돼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포스코의 장기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포스코플랜텍과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그룹 전반의 수익성 개선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번 포스코의 실적은 외형면에서는 견조한 실적이지만 내용면에서는 부실 계열사들에게 발목을 잡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철강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들의 육성과 균형잡힌 발전이 포스코에게는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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