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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팬택 결국엔 '청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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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팬택


세 번째 매각시도 불발…내달 결정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세 번째 매각시도가 또 다시 불발됐다. 이에 따라 팬택은 사실상 청산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20일 "국내 2곳, 해외 1곳 등 총 3개 업체에서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이들에게 실질적 인수 의사나 인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청산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법원과 채권단 역시 4차 매각 시도는 힘들 것으로 봤다. 법원 관계자는 "회사 자금 상황이 급박한 상황에서 3차 매각까지 불발됐기 때문에 재매각 절차는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산 여부 결정 등 향후 절차는 관리인과 채권자 협의를 거쳐 5월 중 이뤄진다.

이준우 팬택 사장 역시 지난 16일 임직원 간담회를 통해 인수의향자가 마땅치 않을 경우 약 4주간 유예기간을 거쳐 청산 절차를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팬택 차원에서도 마지막까지 수의계약 형태의 매각 시도를 해볼 생각이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회의적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시작한 팬택은 '삐삐(무선호출기)' 사업으로 성장했다. 현대큐리텔, SK텔레텍을 흡수한 후 '스카이'를 키우면서 세계 7위 휴대전화 제조사로 우뚝 서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금융위기 때 자금난에 빠지면서 1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스마트폰 시장 급성장 속에 신제품 개발에 몰두한 팬택은 16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4년8개월여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가운데 시장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다시 위기가 왔다. 2013년 9월 박 전 부회장이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자신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으나 자금난은 여전했다. 지난해 3월 2차 워크아웃을 시작한 팬택은 국내 이동통신3사의 영업정지 때 판매에 큰 타격을 입은 후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진행된 1차 공개매각은 유찰됐고, 2차는 수의계약으로 절차를 진행 중이던 미국계 '원밸류에셋'이 돌연 인수대금을 보내오지 않으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세 번째 매각 무산으로 법원이 회생불가 결정을 내리면 팬택은 보유 시설 등을 매각해 채권단에게 진 빚을 갚는 파산절차에 들어간다. 이 경우 임직원 임금과 퇴직금 등은 절차에 따라 우선 변제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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