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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베리안' '슈누들' '코기푸' 키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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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똥개' 취급 받던 '하이브리드견' 최근 인기
순종보다 면역력 높아 반려견 유기 줄어들 듯

파이낸셜뉴스

왼쪽부터 시베리안 허스키+골든 리트리버, 슈나우저+푸들, 푸들+코기


# 미국의 유명 가수 어셔는 최근 모금행사 경매에서 1만2000달러(약 1300만원)에 하이브리드견 골든두들(골든 리트리버와 푸들의 교배종)을 낙찰받았다.

#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라브라두들(스탠다드 푸들과 라브라도 리트리버 교배종)을, 헐리우드 스타인 브레이크 라이블리, 리한나, 제시카 심슨 등은 말티푸(말티즈와 푸들 교배종)을 키우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똥개로 천대받던 잡종견(믹스견, 하이브리드견)이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수년전부터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스타들이 하이브리드견을 키우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하이브드리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에 과거 순종만을 고집하던 애견인들이 최근에는 하이브리드견을 입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잡종이라는 이유로 유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이브리드견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유기되는 사례가 줄어드는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19일 동물병원 관계자는 "과거 순수 혈통을 가진 순종만을 입양하려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하이브리드견을 찾는 이가 많다"면서 "하이브리드견은 순종들이 갖고 있는 유전적인 병을 줄이고, 그들만의 장점만을 교배해 최근 분양을 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 장점만 모아서 건강

하이브리드견은 쉽게 말해 잡종견이다. 순종들을 교배한 것으로 최근에는 인위적으로 교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이브리드견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헐리우드 스타 등 국내외 유명 스타가 키워서가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지만 순종들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키우기가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털 날림이 많아 꺼렸던 웰시코기, 레브라도 리트리버 등은 상대적으로 털 날림이 적은 푸들과 교배해 털 날림을 줄일 수 있다. 말티즈나 요크세테리어는 무릎 탈골을 유전병으로 갖고 있는데, 다리가 상대적으로 튼튼한 푸들과 교배시켜 단점을 줄였다. 지나치게 활달해 키우는데 애를 먹이는 푸들은 차분한 성격의 말티즈 등과 교배로 사람들이 키우기 쉬워졌다. 또한 교배를 통해 외모적 변화도 반려인들이 하이브리드견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동물병원 관계자는 "하이브리드견은 면역력이 높아 전염병에 대항하는 힘이 순종보다 강하고 열성 유전병이 잘 발현되지 않아 유전병을 앓는 경우가 적다"면서 "하이브리드견이 순종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편하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하이브리드견을 분양하고자 하는 이가 많다"고 설명했다.

■버려지는 반려견 감소 기대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순종을 더 선호하는 애견인구가 미국, 유럽 등 애견 선진국에 비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웅종 이삭애견훈련소 대표(천안연암대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해 유독 순종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하다"며 "하이브리드견의 경우 새끼를 낳더라도 좋은 가격에 거래가 안 되고, 병에 걸리면 치료를 하는 대신 버리는 경우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하이브리드견 분양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순종을 선호한다는 것. 이러한 순종견 선호 현상으로 인해 동물학대 등의 윤리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순종견을 생산하기 위해 번식업자들이 일부 견종을 새끼를 빼내는 '도구'처럼 사용한다는 것. 이형주 동물자유연대 정책기획국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제대로 신고도 하지 않은 번식업자들이 배란유도제 사용, 학대 등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순종견을 생산하고 있다"며 "외국처럼 번식업을 등록이 아닌 허가로 바꾸고, 임신 횟수 제한, 번식장 환경 조건 등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부는 하이브리드견에 대한 관심은 순종이 아닌 견종의 유기를 줄일 수 있는 인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동물병원 관계자는 "하이브리드견에 대한 높은 관심은 국내의 순종견 선호 현상을 줄일 수 있다"면서 "순종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버려지는 반려견들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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