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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아프간서 세력 넓히는 IS…탈레반과 '테러 경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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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명 사상 자폭테러…올해 초 아프간·파키스탄 진출 선언

연합뉴스

18일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 시 은행 앞 자폭테러 현장.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했다.(A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35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친 18일(현지시간) 자살폭탄테러를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이 지역에서 IS의 세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IS가 아프간에서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 등은 19일 전했다.

올해 들어 아프간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이번 테러는 동부 낭가르하르 주 잘랄라바드의 은행 앞에서 공무원 봉급날을 맞아 예금을 찾는 군인과 경찰을 노리고 벌어진 것이었지만, 대부분 사상자는 민간인으로 알려졌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18일 연설에서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어)가 이번 공격을 했다고 주장했다"며 "우리가 하나로 뭉치지 않는다면 이들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니 대통령은 이어 탈레반이 IS에 충성맹세를 한다면 지역 지도자들의 분노를 살 것이라며 탈레반을 향해 정부와 대화의 장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가니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탈레반과는 대화를 시도하면서 IS 등 새롭게 자국으로 유입되는 극단 세력에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IS가 이미 아프간 남부와 서부에 선발부대를 보내 취약점을 찾고 있다"면서 "(국제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에 해당한다면 IS는 윈도5"라며 IS의 위협을 강조했다.

IS는 올해 초 호라산 지역(파키스탄·아프간과 그 주변을 뜻함) 책임자를 임명했다면서 남아시아로 확장을 선언했다.

아프간 당국은 지난 2월 남부 자불 지방에서 벌어진 하자라족 시아파 남성 31명 납치 사건도 탈레반에서 IS로 전향한 단체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아프간 정권에서 축출된 이후 지금까지 정부군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과 교전하는 탈레반은 자신의 영역에 IS가 침투하는 데 긴장하는 분위기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18일 테러 직후 성명에서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이례적으로 이번 공격을 비난했다.

아프간 탈레반과 별개 조직이지만 협력관계인 파키스탄탈레반(TTP)의 강경분파 자마툴 아흐랄도 "공공장소에서 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의 명예를 훼손시키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과 유사한 테러를 수차례 저지른 탈레반이 이처럼 이번 공격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이 지역에서 IS의 세 확산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제사회는 다만 이번 테러를 비난하면서도 공격주체로 IS를 지목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의 니컬러스 헤이섬 대표는 "인구 밀집지역에서 자폭공격을 하는 것은 전쟁범죄"라면서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야만적인 공격을 가장 강한 어조로 비판한다"며 "책임자들을 시급히 사법처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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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프간 잘랄라바드에서 치안당국이 자폭테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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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아프간 잘랄라바드에서 벌어진 자폭테러로 다친 한 소년을 할아버지가 안고 있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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