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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배신자' 낙인 정동영·천정배…'열린당 창당·대북송금 특검'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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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에 대한 호남 유권자 거부감 자극

뉴스1

정동영 전 의원이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를 찾아 관악을 출마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5.4.2/뉴스1 © News1 김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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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4·29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이 '친정'인 새정치연합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정‧천 전 의원이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이었고, 각각 당의 대선후보와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이었다는 점을 들어 탈당 및 재보선 출마에 대해 "명분 없다"고 비판하고 있는 터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일 광주 서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천 전 의원에 대해 "낡은 과거"로 규정했고, 정 전 의원에 대해선 "정치가 허무해진다"고 꼬집었다.

이는 사실상 새정치연합이 정·천 의원에 대해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격리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맞선 정·천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국민모임'으로 출마한 정 전 의원측 대변인을 맡은 임종인 전 의원은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는 배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해 박근혜정부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 전 의원측도 "새정치연합이 부당한 공격을 한다면 적극 대처할 것이지만, 저희가 먼저 나서서 공격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저희는 오로지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천 전 의원측은 각각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은 물론 대북송금 특검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호남 유권자 표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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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9일 오전 광주 서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4·29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를 공식선언 하고있다. 2015.3.9/뉴스1 © News1 윤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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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새천년민주당의 분당에 이은 열린우리당 창당은 호남을 중심으로 한 DJ(김대중 전 대통령) 세력과 친노(친노무현) 세력간의 분화를 촉발한 데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한 것은 호남과 친노의 세력간 간극을 더욱 넓히는 계기로 작용했었다.

여기엔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인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으로 불렸던 두 사람이 사실상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한 비화 등에 대해 반성문 성격의 고백을 함으로써 문 대표를 비롯한 친노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자극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천 전 의원측의 한 관계자는 "천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생각했던 것은 새천년민주당을 '헤쳐모여서 더 크게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그게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보선 전이든 후든, 계기가 돼서 그에 대한 얘기를 할 기회가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측은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천·신·정'은 재선 의원들이었는데, 솔직히 무슨 힘이 있어 분당과 창당을 했겠느냐. 대통령 권력이 아니면 새천년민주당을 쪼개서 열린우리당을 만들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측은 나아가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잘못한 것은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한 것"이라며 "당시에 친노의 핵심이었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 다 반대했었는데, 노 전 대통령과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표, 두 사람이 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 전 의원측은 "이것이 호남 사람들의 자존심을 꺾어버렸다"면서 "거기다 노 전 대통령이 ‘호남 사람들이 나를 좋아서 찍었느냐. 이회창이 싫어서 나를 찍은 거지’라고 하고, 문 대표가 당시 '부산정권'이라고 해서 호남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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