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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상` 에릭슨 제쳤다…中화웨이, 세계1위 통신장비업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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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이익 4.9조…에릭슨보다 1000억 많아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중국 화웨이(華爲)가 외형에 이어 수익성까지 스웨덴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1위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당당하게 올라섰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30%대 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무섭게 질주한 덕분이다.

2일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순이익이 279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32.7%나 성장한 수치다. 작년까지 세계 1위였던 에릭슨의 작년 순이익보다 3억위안 많은 것이다. 매출액은 2882억위안으로 20.6% 늘었다. 전자통신 관련 매출은 16.4% 증가한 1921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 중 중국에서 번 돈은 37,8%로 중국 기업 중에서는 드물게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중국 관련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5% 늘어난 1089억위안을 기록했고, 유럽·중동·아프리카 등에서의 매출은 20.2% 증가했다. 한국 태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은 9.6% 늘었으며, 북미 매출은 5.1% 증가했다.

지난해 화웨이가 탁월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스마트폰 판매와 신흥시장 성장이 확대되면서 통신장비 관련 수요가 확대된 덕분이다. 특히 중국의 4세대 이동통신(4G) 인터넷망 구축이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해 세워진 중국이동통신의 4G 기지국 50만개 중 3분의 1이 화웨이가 수주한 것이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40% 이상 증가한 7500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세계 1위로 우뚝 선 배경에는 과감한 투자에 있었다. 많은 중국 IT업체들이 다른 기업의 경영 방식이나 제품을 그대로 묘사하는 이른바 ‘카피캣(copycat·모방꾼)’ 전략을 답습하고 있지만, 화웨이는 자체 기술력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은 전체 수입의 14.2%를 차지한다. 지난 2005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화웨이가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비용은 1900억위안이 넘는다. 연구 인력만 7만6000만명으로 전체 직원의 45%를 차지한다. 특허 건수도 3만8825건에 달한다.

신경보는 한 때 ‘우상’이었던 에릭슨은 더는 화웨이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면서, 화웨이가 ‘쫓는 자’에서 ‘이끄는 자’로 등극했다고 호평했다. 에릭슨은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계속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5세대 이동통신(5G)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국제 표준화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올해 5G 개발을 위해 지난해 R&D 예산의 10%인 6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후허우쿤(胡厚崑) 화웨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며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이 여러 산업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이 되면 세계는 1000억개 이상의 네트워크 연결망이 생길 것이고, 이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라면서 “이는 화웨이에 큰 도전이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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