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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세월호' 잠수사 뼈 썩어가도…보상은 차일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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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배상금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매듭지어지지 않은 문제가 또 있습니다. 수색에 동원됐던 잠수사들에 대한 보상입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바다에 뛰어들어서 잠수병이 생겼고, 그 때문에 뼈가 썩어가는 병까지 얻어서 생계마저 어려운 잠수사들입니다.

정부가 잠수사 20명에 대한 보상비로 8억3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지만, 정작 어떻게 나눠줘야 할지 모른다며 보상을 미루고 있습니다. 당시 수색작업을 했던 잠수사들은 지금 심각한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류란·박하정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침몰한 세월호에서 300명 넘는 실종자가 발생하자 현장에서는 '베테랑 잠수사'를 찾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수심 40미터까지 들어가 한 시간 이상 수색과 구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던 겁니다.

[정용현/한국잠수연구원장 : (사고 해역이) 수심도 깊지만, 근처에 명량해전에서 유명한 울돌목이 있을 정도로 조류가 강합니다. 최소 10년에서 20년 정도 (구조)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죠.)]

해경은 치료비와 보상 모두 책임질 테니, 와서 도와 달라며 잠수사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민간 잠수사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이들은 두 달 동안 시신 180여 구를 수습했습니다.

[민간 잠수사 : 외국에서 일하다 왔어요, 전화받고. 그 좋은 자리 다 버리고 왔어요, 내 아이들 같으니까.]

현장은 생각보다 열악했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하루 다섯 번씩 물에 들어간 날도 있었습니다.

[공우영/민간 잠수사 : 한 번 잠수하면 12시간이 지난 뒤에 작업해야 하는데 그걸 어긴 거죠. 조류가 세지기 전에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고.]

규정까지 어겨가며 바닷물에 자주 들어간 탓에 몸에 너무 많은 질소가 쌓였고 뼈가 썩는 골괴사로 이어졌습니다.

디스크까지 포함해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잠수사가 22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해경이 당초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보상 예산 8억3천만 원은 아직까지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해경 담당 직원 : (지급 대상은) 22명이죠. 지난해 예산이 나왔는데 못 주고 지금 이월돼서 있는 거죠.]

집행을 맡은 지자체는 잠수사가 사망하거나 장애를 입지 않은 이상 보상비를 지급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에는 '의상자' 지정을 추진하는 안이 진행되고 있지만 명시적인 법규가 없긴 마찬가지여서 보상은 여전히 막막한 실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재성)

[류란 기자 peacemak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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