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영국 기업인 103명, 보수당 지지 선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간지에 공개서한 게재…"노동당 집권하면 경제회복 위험해져"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5월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이 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대기업을 포함해 103개 기업의 전 ·현직 최고경영자(CEO) 등이 보수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들은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실은 공개서한에서 "보수당 정부가 기업에 좋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인세율을 점진적으로 20%로 낮추기로 한 정책은 영국이 기업들에 개방돼 있음을 보여주는 데 매우 중요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영국 경제가 지난해 다른 주요 7개국(G7)보다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고, 기업들이 18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이런 과정의 변화는 일자리를 위협하고 투자를 어렵게 할 것이며, 경기 회복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노동당 승리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서한에 서명한 인사들에는 FTSE 100 지수 편입 기업 9개를 포함해 21개 FTSE 250 지수 편입 기업들 및 중소기업의 전·현직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 등이 포함됐다.

텔레그래프는 찰스 둔스톤 딕슨스 카폰 앤드 톡톡 회장처럼 과거 노동당을 지지했었던 인사들도 적어도 5명 포함됐다고 전했다. 또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가 전날 재계 공약 발표 장소로 삼았던 블룸버그의 회장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번 공개 지지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고객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극우성향 스코틀랜드독립당(SNP)에 의존하는 노동당 주도 정부는 '분열된 영국'이라는 불안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한 게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밀리밴드 회장은 SNP와 연정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당 지지자들 사이에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SNP와 연정을 선호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재계 지도자들이 이런 규모로 이처럼 명확하게 지지를 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반겼다.

반면 노동당은 새로울 게 없다면서 노동당 정책에 대한 재개의 공격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애써 무시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의석 과반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두 정당은 지지율 순위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기업인들의 보수당 지지 선언은 노동당이 재계와 관련한 공약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밀리밴드 당수는 근무시간이나 횟수를 정하지 않고 필요하면 즉각 업무를 시작하는 형태의 이른바 '제로-아우어스 계약'(zero-hours contract)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jungwo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