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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취재파일] 확 달라진 쑨양 "이 사람이 저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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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의 라이벌로 유명한 중국 수영스타 쑨양이 어제(3월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훈련하는 사진 몇 장을 팬들에게 전격 공개했습니다. 쑨양은 82일간의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3월15일 귀국해 현재 중국에서 주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 때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체중이 10kg 가까이나 줄어 전체적으로 날씬해지면서 복근(식스팩)이 더 선명히 드러났고 햇볕에 많이 그을린 탓인지 구릿빛 피부로 바뀌었습니다. 중국인 전담코치인 장야둥이 지켜보는 가운데 몸을 풀고 있는 쑨양의 머리 위에는 "과학적인 훈련, 강도 높은 훈련, 치밀한 훈련을 통해 리우 올림픽 기적을 다시 창조하자"는 문구가 걸려 있습니다.

쑨양도 자신의 모습에 놀랐는지 트위터에 이런 소감을 표명했습니다.

"오전 훈련이 끝났습니다. 피곤하면서도 즐겁습니다. 이 사람이 저 맞나요? 원래 쑨양은 얼굴이 하얗기로 유명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들은 지금의 저를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과거의 저를 좋아하시나요? 내년에 리우 올림픽이 열립니다. '런던에서 기적을 창조하면 리우에서 신화를 만들어낸다'는 표어를 볼 때마다 제 가슴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샘솟습니다. 함께 힘냅시다. 마음속의 꿈을 위해!"

확 달라진 쑨양의 모습을 본 중국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저런 몸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앞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며 쑨양의 노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어떤 팬은 "이전보다 훨씬 섹시하게 느껴진다"고 했고 또다른 팬은 "체중을 너무 많이 빼 보기 안좋다"고 밝히는 등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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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쑨양의 몸이 짧은 기간에 확 달라진 요인은 무엇일까요? 쑨양 자신이 직접 밝히지 않아 정확한 이유는 파악할 수 없지만 일단 강도 높은 훈련과 식이 요법을 병행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지난해 5월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중국수영협회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쑨양은 호주수영연맹으로부터 2가지 제재를 당했습니다. 호주수영연맹이 지원하는 수영 클럽에서 전지훈련을 할 수 없었고 자신을 오랫동안 지도해온 호주인 코치 데니스 코터렐과도 결별해야 했습니다.

위기에 몰린 쑨양은 물러서지 않고 좋게 말하면 우회전략, 나쁘게 말하면 편법을 썼습니다. 데니스 코터렐의 보조코치인 브라이언 킹을 영입하고 훈련 장소도 코터렐 코치가 있는 골드코스트 마이애미 수영클럽 근처로 잡은 뒤 몰래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호주 <선데이 텔레그래프> 기자에 포착돼 비밀 훈련이 들통 났지만 쑨양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지옥훈련을 펼쳤습니다. 지난해 12월 24일 관광비자로 호주에 들어온 뒤부터 2주 전에 베이징으로 돌아올 때까지 석 달 가까이 고된 훈련을 버텨냈습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쑨양이 금지약물 파동 이후 자신의 고향인 저장성에서도 '최고의 운동선수 10인'에 선정되지 못하자 절치부심했다고 합니다.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세계선수권과 리우올림픽에서 정상에 등극하는 것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독기를 품은 쑨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중국 프로농구 리그에서 아주 유명한 '크리스'라는 외국인 피지컬 트레이너까지 영입해 수영에 필요한 근력과 심폐지구력, 유연성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계획입니다. 1차 목표는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고, 그 다음은 당연히 내년 8월 리우올림픽입니다. 두 대회 모두 남자 자유형 200m, 400m, 그리고 1,500m에 출전해 최소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오랫동안 쑨양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던 박태환은 지난 3월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도핑 파문'에 대해 사죄했습니다. 박태환이 내년 3월 2일까지 어떠한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고 내년 1월 2일까지는 공식훈련도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두 선수의 상황은 한마디로 '극과 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태환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릴지, 그리고 내년 리우에서 두 아시아 수영스타의 마지막 맞대결이 실제로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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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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