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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박범훈 사단’ 연수원 건립 때 ‘땅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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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 등 측근과 연수원 터 계약날 인근 땅 매입 ‘6배 급등’

검찰, 중앙대서 박 전 수석 딸 ‘교수 특혜채용 의혹’ 등 수사 확대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67·사진)이 경기 양평에 중앙국악연수원을 세우기 전 지인들과 함께 주변 땅을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땅 가격은 구매시점보다 5~6배 올랐다. 개발 정보를 이용한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향신문

3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박 전 수석은 2007년 5월10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 915·916번지를 친분이 깊은 윤모씨(63), 박모씨(59)와 함께 구입했다. 같은 날 윤씨와 박씨는 914번지(1712㎡)를, 채모 중앙대 무용학과 교수(59)와 김모씨(65) 등 5명은 912번지(4342㎡)를 샀다. 채 교수는 1억400만원을 주고 912번지 중 1904㎡를, 김씨는 6800만원을 들여 1241㎡를 샀다. 윤씨는 4700만원을 주고 914번지 중 945㎡를, 박씨는 3800만원을 주고 767㎡를 샀다. 14개월쯤 지난 2008년 7월17일 양평군은 915·916번지에 중앙국악연수원이 건립된다고 밝혔다. 이곳 주민들은 연수원 건립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박 전 수석 등에게 땅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수석이 땅을 산 이후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양평군은 2008년 12월 연수원(915·916번지)과 912·914번지 일대(1만6952㎡)를 계획관리지역으로 나눴다. 논과 밭에 단독주택 등을 지을 수 있게 한 것이다. 2012년 말에는 경기도비 등 20억원이 투입돼 1㎞가량의 진입로에 아스팔트 포장이 이뤄졌다. 인근 부동산업자는 “해당 지역은 2007년 3.3㎡(1평)당 13만~14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호가 80만원, 매매가 60만~7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박현일 양평군의회 부의장은 “연수원 건립으로 박 전 수석 등이 혜택을 받은 것”이라며 “‘기획부동산’과 같은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채 교수는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땅”이라며 “시세차익 얻은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향신문

박 전 수석의 직권남용 및 횡령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는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등 대학법인 수뇌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박 이사장 등이 박 전 수석의 도움으로 중앙대 본·분교 통합 등 수백억원 가치의 특혜를 받은 대신 박 전 수석의 딸을 교수로 채용하는 등 대가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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