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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듀 차두리' 대한민국은 그가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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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눈물도 많았던 차두리의 은퇴 소식은 축구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아쉽지만 보내 줘야하는 팬들의 마음을 뒤로한 채 차두리(36, FC 서울)는 지난달 31일 뉴질랜드전을 끝으로 대표팀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1년 11월8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국가대표 공격수로 첫 발을 내딛은 그는 13년143일 동안 4골·7도움을 기록하며 대표팀에 에너지를 주입했다.

차두리는 뉴질랜드와의 경기 중 전반을 마치고 아버지 차범근과 진한 포옹을 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서 이 눈물에 대해 “저는 복 받은 사람인 거 같다. 더 큰 성과를 남긴 선수들도 있는데 팬들의 함성과 영상의 ‘고맙다’라는 메시지를 봤을 때 내가 한 것 이상으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참 행복한 축구선수란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차두리가 이토록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의 아들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축구 열정 때문일 것이다. 지난 1월 31일 호주 시드니 호주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 뛴 차두리를 위해 SBS에선 헌정 영상을 방송했다. 영상에는 2002년 월드컵 대표팀 막내부터 2015년 아시안컵 맏형까지 활약과 2014년 월드컵 대표로 발탁되지 못했지만 해설자로 분해 차범근 옆에서 눈물을 훔치던 그의 진정성이 드러나 감동을 전했다.

차두리의 헌신은 동료 멤버들에게도 강렬하게 남았다. 김진수는 지난 1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형이 경기장에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날(아시안컵 쿠웨이트전)도 그랬다”면서 “제가 두리형 나이가 됐을 때 그렇게 뛸 수 있을지 생각해봤는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손흥민은 “두리 형이 포옹해줬던 것이 위로가 됐다. 이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뛸 수 있었다”고 말해 차두리의 존재감을 다시금 확인했다.

국가대표 최고참 반열에 오르고서도 SNS를 통해 친근한 일상 모습과 후배와의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던 차두리는 어느덧 축구 나이로 치면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은 관록의 차두리 덕분에 행복했고, 울고 웃었다. “박지성-이영표와 같이 공 찬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던 그는 이제 이들의 은퇴 이후 가장 아름답게 국가대표를 떠나는 명예를 얻었고, 축구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게 됐다.

온라인 뉴스팀

사진=김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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