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은 중국의 고위급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2월 베이징으로 특사를 보내 진리췬(金立群)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가입 의사를 전달했으나 진 국장이 이를 일축했으며, 북한 사절단은 중국의 이 같은 단호한 거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에서 소장으로 일한 바 있는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교수는 진 국장이 북한에 ‘AIIB 회원국으로 고려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금융과 경제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북한이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AIIB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벌이려고 하는 인프라 개발 사업의 목적과 규모를 밝히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 또한 거부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국제결제 방식도 문제가 됐다. 북한은 평소 중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차관을 현물로, 즉 우라늄을 비롯한 광물로 상환해 왔는데, AIIB가 그 같은 결제 방식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고 중국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세계 금융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돈을 빌렸다가 그대로 떼먹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70년대 말까지 국채 약 9억 달러(약 1조원)어치를 외국에 팔아놓고 갚지 않아 1984년 국제 채권단이 북한 국채를 디폴트(채무 불이행) 국채로 선언했으며, 북한은 이후에도 이 국채에 대해 이자조차 지불하지 않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식량 차관과 경공업 차관 약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도 갚지 않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13년 현재 북한이 30여개국에 140억 달러(약 15조5200억원) 규모의 외채를 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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