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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시장 커지는데...포스코 마그네슘 사업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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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슘, 전자·자동차 등 산업 전 분야로 확대 페놀 사고로 사업 중단.. 향후 재가동도 불확실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포스코가 야심차게 시작한 마그네슘 제련 사업이 중단 위기를 맞았다. 페놀 유출 사고로 제련소 가동이 중단된 탓이다.



포스코는 이 곳에서 연간 5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제련이 중단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는커녕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데만 1000억원 가량이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문제는 향후 제련소 재가동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마그네슘을 직접 제련해 조달하고, 마그네슘 판재를 만들겠다는 포스코의 꿈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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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그네슘, 안 쓰이는 곳이 없다



세계 마그네슘 시장은 연 평균 6%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국내 마그네슘 수입량은 1만2372톤으로 전년(1만3133톤)에 비해 6%가량 감소했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5의 브래킷을 마그네슘합금에서 알루미늄합금으로 교체한 영향이 크다.



김현식 한국마그네슘기술조합 책임연구원은 “지난해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5에 알루미늄 브래킷을 채택하면서 마그네슘 수입량이 줄었다”면서도 “LG전자나 팬택 등에선 꾸준히 마그네슘 부품을 채택하고 있어 감소량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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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마그네슘은 비중이 1.74에 불과해 상용되는 금속재료 가운데 가장 가볍다. 반면 강도는 철보다 6배나 강하다. 또 진동 감쇠능(減衰能)과 전자파 차폐 성능이 좋아 휴대폰과 노트북 등의 외장재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완성차 시장에서의 마그네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자동차 무게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철 대신 마그네슘을 사용하면 연비를 개선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시트 프레임과 에어백 하우징, 디스플레이 몰드 등 6개 부품에 마그네슘 다이캐스팅 부품을 적용하기도 했다.



향후 마그네슘 사용처는 더욱 다양화될 전망이다. 김기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스포츠와 레저, 의료, 국방과 로봇 등의 분야에서도 마그네슘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마그네슘의 가볍고 튼튼한 성질을 이용해 산악용 자전거나 자전거 용품은 물론 방탄복과 로봇 등에 적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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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그네슘 소재 사용 분야


◇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사업 앞날은



우리나라는 마그네슘을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마그네슘 잉곳 가격은 중국의 공급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는 마그네슘을 직접 제련해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강릉 옥계에 연산 1만톤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소를 짓고 상업가동을 시작했다. 2018년까지 생산규모를 10만톤으로 확장하면 연간 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기대가 컸다. 중국에서 수입하던 마그네슘 잉곳을 포스코가 생산하면 안정적으로 수입처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또 마그네슘 합금소재는 일본과 기술격차가 없어 상용화에만 성공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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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페놀 유출사고로 제련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위기에 빠졌다. 오염된 토양 정화 작업이 마무리돼야 재가동이 가능하지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2017년 말까지 정화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5년여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련소가 정상 가동됐다면 기술 발전은 물론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마그네슘 제련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것보다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을 잃은 것이 더 큰 손해다”라고 말했다.



토양 정화 작업이 끝나더라도 재가동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로 환경오염은 물론 지역 경제가 망가지는 피해를 입은 만큼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계의 한 주민은 “제련소가 다시 가동되면 오염물질이 발생하고, 사고가 재발할 수도 있는데 어떤 주민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나”라며 “대다수 주민이 제련소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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