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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정동영 출마, 김무성·문재인 총출동…흔들리는 재보선 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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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야권분열 비난은 리스크, 與 어부지리-野 원심력 될까 '안갯속']

머니투데이

정동영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륙으로 가는 길' 사무실에서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 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모임을 반드시 제1야당을 대체하는 대안야당으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2015.3.30/뉴스1


대선후보를 지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30일 4.29 재보선 서울 관악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결과에 따라 정계개편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변수다. 야권분열로 1차 타격이 불가피한 새정치연합은 물론 어부지리를 기대할 수 있는 새누리당도 정국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인 정동영 전 장관은 여의도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를 도구로 내놓고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며 관악을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정 위원장은 "관악을 선거는 '이대로가 좋다'는 기득권 정치세력과 '이대로는 안된다'는 국민 간의 한 판 대결"이라며 "관악구민은 (새누리당) 158석이 159석이 되느냐, (새정치연합) 130석이 131석이 되느냐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모임이 출마를 요구했지만 고사를 거듭하던 정 위원장이 출마로 급선회한 것은 표면적으론 국민모임의 대안 부재 때문이다. 그는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인재영입에 실패했다"며 "재보선에서 빈손으로는 제대로 된 대안야당을 건설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론 재보선 이후를 내다본 승부수로 분석된다. 때마침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관악을 방문한 날 출마를 선언해 주목도를 높였다. 당선이 안돼도 최소한 야권에 상당한 충격파를 주면 다음 총선 국면까지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속이 쓰리다. 관악구는 야권 강세 지역이다. 4곳 치르는 이번 재보선에서 당초 격전지로 분류되지도 않았다. 여야 일대일 구도라면 이번에도 새정치연합이 유리했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4곳 중 약세인 인천을 제외해도 성남중원에선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 광주서을엔 정 위원장처럼 탈당파인 천정배 전 법무장관(무소속)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어느 곳도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이다.

여야를 종합하면 새누리당 오신환·새정치연합 정태호·무소속 정동영 세 주자의 지지세는 대략 3대 3대 3 박빙이면서도 오신환·정동영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고 정태호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알려졌다. 당장 오늘 투표한다면 정동영 후보가 야권 표 상당부분을 흡수한다. 비록 전성기를 지났다지만 정 위원장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적지 않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진보적 목소리를 냈다는 상징성도 있다.

야권 표분산 때문에 오신환 후보가 어부지리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정동영 후보의 등장으로 관악을 선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새정치연합은 재보선 이후도 걱정이다. 그가 국회에 재입성하면 야권 신당을 추진하는 '국민모임'은 원내 구심점 확보로 탄력을 받고 정 위원장도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다. 이 경우 문재인 대표 체제로 안정을 찾아가던 당에 원심력이 작용하게 된다. 총선·대선을 단일대오로 치르려는 전략에선 치명적이다.

물론 정 위원장이 한 차례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예가 있어 이번 출마의 의외성은 그리 크지 않다. 서울 강남구·동작구에서도 출마해 '저니맨' '철새'란 꼬리표가 붙은 것도 약점이다.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야권을 분열시킨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바로 이 점을 집중공략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관악구를 찾아 "누구를 위한 선택인지, 또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안타깝다"며 "야권을 분열시키는 행태들이 박근혜정부 민생파탄을 심판하자는 국민들 마음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내부 경쟁자를 만난 정태호 후보는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내신 분께서 '야권분열의 주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오신환 후보에게 유리해졌다는 관측을 하면서도 예측불허의 정국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야권 후보가 늘어나면서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관악에서 "정체성을 달리 하는 사람들끼리, 지난 선거 때는 종북 세력과 손을 잡지 않았느냐"며 "그런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후보도 "정 전 의원은 그동안 출마 여부를 두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며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관악을은 여권에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1명이, 야권에서는 새정치연합 정태호·정의당 이동영·노동당 나경채·무소속 정동영·무소속 이상규(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 최대 5명 후보가 격돌한다.

김성휘,배소진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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