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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제 미국에 남은 '敵'은 북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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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는

쿠바·이란 '말썽국'서 빠져… 北·美관계 현재로선 최악

이란과 핵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남은 '적'은 북한뿐이다. 2009년 대통령 취임 이전에 북한·이란·쿠바를 거명하며 '적과 대화'를 약속했는데, 쿠바와도 53년 적대 관계를 끊고 국교 정상화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불량 국가' 북한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이 손을 내밀지, 또 북한이 핵 개발 협력 국가였던 이란이나 군사 교류를 활발히 했던 쿠바의 '반미(反美) 진영' 이탈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 손을 잡을지가 관심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과 관련해 아픈 상처가 있다. 2012년 고위급 회담에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잠정 중단하는 2·29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북한은 보름 만에 '실용 위성'이란 명목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2013년 2월에는 3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전인 2005년에도 '핵 포기'를 골자로 한 9·19 공동성명을, 다음 해 10월 첫 핵실험으로 무효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픽처스를 북한이 해킹한 사건 때문에 테러 지원국 재지정 움직임까지 보일 정도로 양측 관계가 '최악'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믿을 만한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기조가 아직은 바뀌지 않고 있다. 대화보다는 압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같은 유력 언론이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최근 주장하고 나섰다. 2020년까지 북한이 핵무기를 100개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북한 전문 인터넷 사이트 '38노스'를 인용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촉구했다. 북한은 미국의 '무관심'을 악용해 지속적으로 핵 능력을 키워 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인내'는 북한만 이롭게 한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북핵 위협론'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에 일부 영향을 미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는 '탐색적 대화'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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