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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세계가 본 일본] 일본하면 누가 떠오르나 물었더니… 美·英·泰·中은 연예·스포츠 스타, 韓은 이토 히로부미 등 정치인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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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신문통신조사회 설문]

일본에 대한 호감도, 美·佛 등 70% 넘어… 한국선 30% 못미쳐

조선일보

미야자키, 야마구치.


일본 공익법인 '신문통신조사회'가 최근 미국·프랑스·영국·태국·중국·한국 등 6개국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한국과 나머지 국가들 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나타났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물론, '일본인' 하면 떠오르는 인물도 전혀 달랐다.

아사히·요미우리·마이니치신문 등은 29일 이 조사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눈에 띄게 낮았다"고 전했다. "일본에 호감이 간다"는 질문에 태국은 거의 모든 사람이 "매우 혹은 약간 그렇다"고 답했다(합계 94.1%). 프랑스는 열 명 중 여덟 명(76.3%), 미국과 영국은 열 명 중 일곱 명꼴로 "일본이 좋다"는 대답이 나왔다(미국 74.3%, 영국 65.9%).

반면 한국은 "일본에 호감이 간다"는 사람이 세 명 중 한 명에도 못 미쳤다(29.5%). 중국은 여론조사를 위탁받은 현지 회사가 이 문항의 조사를 거부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질까. "알고 있는 일본인을 한 사람만 대보라"는 질문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중국·태국이 똑같았다. 그러나 2위부터는 달랐다. 중국과 태국은 일본 여가수 야마구치 모모에(56)와 아이돌 겸 에로 스타 아오이 소라(32)가 각각 차지했다. 한국은 '을사늑약'을 강요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가 2위였다. 중국 대중 역시 한국만큼 강렬하게 정치와 역사의 틀로 일본을 바라보진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프랑스·영국으로 가면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세 나라 모두 1위는 히로히토 일왕이었지만 2위는 다양했다. 미국인들은 메이저리그 야구 스타 스즈키 이치로(42)를 꼽았다. 프랑스인들은 영화감독 미야자키 하야오(74), 영국인들은 비틀스 리더 존 레논의 부인이자 전위예술가인 오노 요코(80)를 꼽았다. 한국이 떠올리는 일본은 시종일관 아베 총리와 이토 히로부미이지만, 그들이 떠올리는 일본에는 '2차대전의 일본(히로히토 일왕)'과 '스포츠 스타·영화감독·전위예술가의 일본'이 함께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프랑스·영국·태국은 "아는 일본 대중 매체가 없다"는 사람이 66~89%에 달했지만 한국은 같은 응답이 11%에 그쳤다. "신문통신조사회 측은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9) 산케이 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관련이 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하세가와 가즈아키(長谷川和明) 신문통신조사회 이사장은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히로히토 일왕이 서구에서는 가장 잘 알려진 일본인인 반면, (2차대전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에서는 10위 안에 들지 않은 점이 특이하다"고 했다.







[도쿄=김수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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