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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윤병세 “미·중 러브콜 축복…휘둘리지 말고 밀고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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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공관장 회의… 사드·AIIB ‘눈치보기’ 비판에 공개 반박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국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 등에서 지나치게 미·중의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국내의 비판 여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윤 장관은 30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 개회사에서 “고난도 외교 사안의 고차방정식을 1·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에 너무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면서 “국익 관점에서 우리가 옳다고 최종 판단하면 분명한 중심과 균형 감각을 갖고 휘둘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공관장들에게 주문했다.

경향신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김장수 주중대사(앞줄 왼쪽부터) 등 재외공관장들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5년도 재외공관장 만찬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윤 장관은 이어 한국 외교를 고래 싸움의 새우 또는 샌드위치 신세로 표현하는 국내 일부의 시각에 대해 “패배주의적, 자기비하적, 심지어 사대주의적 시각”이라며 “고뇌가 없는 무책임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윤 장관은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통해 미·중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결코 골칫거리나 딜레마가 될 수 없다”며 “굳이 말하자면 이것은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윤 장관은 AIIB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가입 결정을 해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고난도 외교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의 이날 언급은 사드·AIIB 문제에 대한 국내 언론·정치권의 비난이 정당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 현안에 대한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포퓰리즘적 접근을 지적한 것”이라며 “외교 현장을 지키는 외교관들에게 무분별한 비판에 위축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말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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