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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완구 총리 “태안 사고 때 울부짖어도 부직포 하나 제대로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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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 시절 경험담… 현장 중심 계획·대책 강조

이완구 국무총리(65)가 30일 17개 정부 부처 장차관들을 앞에다 두고 “울부짖고 중앙부처에 그렇게 도움의 말씀을 드려도 저한테 지원된 것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서 2007년 12월 충남지사 시절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경험담’을 꺼내며 이같이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몸소 겪었던 중앙정부의 매정함을 토로하면서 ‘현장 중심’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총리는 “(기름띠 제거용) 부직포 하나 제대로 배달되지 않았다”면서 “그것을 중앙부처 관리자들이 알았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지사가) 전국에 있는 시·군에 호소를 하고 찾아다니고, 각 언론을 찾아다니면서 ‘도와주십시오’ 하고 애걸복걸을 한 끝에 130만명이라는 자원봉사자가 다녀간 것”이라고 말했다.

“도지사를 하면서 현장에서 많은 경우의 수를 봐왔다”로 시작한 이 총리의 ‘현장론’ 강의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현장에 기초하지 않은 계획, 현장에 기초하지 않은 대책은 의미가 없다는 말씀을 장관들께 계속 강조해왔다”며 “장관이나 기관장들도 ‘이것은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신임 총리의 ‘장차관 군기 잡기’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올 법하다.

그는 “총리에 취임한 후 계속 크고 작은 보고서가 올라오는데 저도 눈을 뜨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며 “항상 긴장한 상태로 24시간 보고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가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였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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