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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야당텃밭 '관악을'의 야권분열?…문재인 출격에 민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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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정동영 출마에 '야권분열'…"경제 어려우니 당보다 사람 보고 뽑겠다"]

머니투데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관악구 난곡로 난향꿈둥지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앞서 4.29재보궐선거 관악을 정태호 후보에게 선전을 기원하는 운동화를 선물하고 끈을 묶어주고 있다. 2015.3.30/사진=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이 27년간 수성한 서울 관악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4·29 재보선이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당 텃밭'으로 알려졌던 관악을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30일 관악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태호 후보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문 대표는 정 후보에게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하며 직접 운동화 끈을 매어 주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정 후보는 문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그러나 그동안 불출마 의지를 밝혀왔던 정동영 후보가 이날 관악을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야권 분열'은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여권에선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야권에선 정태호(새정치민주연합)·정동영(국민모임)·이동영(정의당)·이상규(전 통합진보당) 후보 등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재보선에 공동대응하기로 한 국민모임과 정의당의 경우 정 후보를 단일후보로 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선 야권 지지층이 나뉘면 새누리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여론조사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 21~22일 관악을 지역 유권자 702명을 대상으로 전화자동응답시스템(RDD/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P, 응답률 1.63%)에 따르면, 3자 대결시 오 후보가 38.4%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정동영 후보가 28.2%로 오차범위내 2위, 정태호 후보가 24.4%로 3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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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4.29재보궐선거 관악을 정태호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함께 체조를 하고 있다. 2015.3.30/사진=뉴스1


야권 내에서도 셈법은 복잡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후보의 높은 인지도가 반드시 지지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표 분산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야당을 지지해왔다던 주민들도 이 부분을 우려했다.

관악구 신원동에서 시계점을 운영하는 최모씨(54)는 "지역은 야당 성향인데 이번에는 야당 후보들이 다 찢어져서 여당이 이길 것 같다"며 "나이 있는 사람들은 정치 명예직만 가지는 것이지 하는 게 없다. 젊은 사람들은 뭐라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새누리당 오 후보(44)에 대한 기대를 밝힌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한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8·여)는 "야당에서 후보가 너무 많이 나오니까 새누리당 후보가 유리할 것 같기도 하다"며 "야당이 단일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당에서 알아서 할일이지만 고집만 세우다 결국 당까지 손해보는 경우가 있지 않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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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0일 서울 관악구 삼성동 율곡경로당 방문에 앞서 정동영 전 의원의 관악을 출마발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2015.3.30/사진=뉴스1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모임 간 야권연대는 없다는 것이 양당의 입장이다. 문 대표는 이날 현장최고위 이후 경로당 방문 일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이렇게 따로 독자적으로 출마한 이상 다시 정동영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놓고 논의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정당당하게 우리 당의 깃발을 들고 그 불리함을 다 무릎쓰고 꺾어내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정 후보의 출마로 관악 선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관악선거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는 선거가 됐다. 관악의 야권 지지층들이 현명한 선택을, 그리고 또 불리하게 된 상황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대적인 집결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당보다는 후보를 보고 뽑겠다는 주민들도 많았다. 신림동에서 인테리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7)는 "당을 떠나서 동네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지역구 의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를 잘 아는 사람이 의원이 돼야 하는데 사실 그들도 사정은 잘 모른다. 찍을만한 인물이 없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동네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이모씨(42)도 "예전에는 사람도 보지 않고 당을 보고 찍기도 했지만 지금은 선거 때마다 여러 가지를 보게 된다"며 "지금은 당을 떠나서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까 살기 좋은 것이 최고다. 기왕이면 서민들에게 득이 되는 사람을 찍고 싶다"고 말했다.

하세린 기자 iwrit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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