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돌아온 野神, 돌아온 거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프로야구 개막 2연전 키워드는 '컴백']

한화 김성근, 팬들 환호속 1323일만에 '勝將의 영예'

작년 가을무대 서지 못했던 두산·롯데·KIA 2연승 달려

KIA 최희섭·KT 김상현 홈런포 쏘며 부활 신호탄

돌아온 홈런왕들, 꼴찌 한화와 신생팀 KT의 끈끈한 승부. 2015 KBO 리그의 개막 열기가 뜨겁다. 개막일인 28일 5개 구장 중 4곳이 매진 사례를 이룬 가운데 총 9만3746명이 입장해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 3위 기록을 세웠다. 29일에는 6만2098명이 야구장의 봄을 즐겼다. 개막 이틀 동안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몰아친 봄 풍경의 주제는 '컴백(comeback)'이었다.

돌아온 김성근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를 거두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는 사나이. 바로 '야신(野神)'이라 불리는 김성근(73) 감독이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은 29일 경기에서 5대3 승리를 일궈내며 SK 시절이던 2011년 8월 14일 문학 넥센전 이후 1323일 만에 1군 무대 승장의 영예를 맛봤다. 김 감독은 28일 연장 승부 끝에 넥센 서건창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4대5로 진 다음 "선수들은 잘했다. 벤치 미스였다"고 했다. 4―1로 앞선 7회와 끝내기 홈런을 맞은 12회 두 차례 투수 교체 시점을 놓쳤다는 것이었다. "넥센이 12회까지 공부를 많이 시켜줬다"고 말한 그에게 실수는 한 번으로 족했다. 그는 29일 경기에서 5회부터 '전가의 보도'인 불펜을 가동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맹장(猛將)의 혹독한 조련을 받은 선수들도 끈끈해졌다. 3―3 승부에서 박정진과 윤규진이 뒷문을 확실하게 지켰다. 8회 정범모, 9회 이용규가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1도루를 기록하는 등 개막 2경기 10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른 김경언은 "가을부터 열심히 훈련한 만큼 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우승 후보 중 하나인 SK는 대구에서 지난해 챔피언 삼성을 7대3으로 꺾었다. 김용희 신임 SK 감독은 2000년 10월 10일 이후 5283일 만에 승리 감독이 됐다. SK는 1회 삼성 좌완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시즌 1호 만루포를 터뜨리며 일찌감치 기선을 잡았다. 삼성은 28일 개막전에서는 6대1로 이겼다. 알프레드 피가로가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피가로는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한 지난해 삼성 한국시리즈 4연패(連覇)의 주역 릭 밴덴헐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선수다.

돌아온 홈런왕들

KT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홈팀 롯데에 2연패했다. 28일 개막전에서는 8―2까지 앞서다 불펜이 무너지는 바람에 9대12로 역전패했다. 29일에는 1점 차 승부를 벌이다 4대5로 석패했다. 하지만 희망이 보였다. 2009년 KIA 시절 36개의 대포 시범을 보이며 홈런왕을 차지했던 김상현은 28일 개막전에서 두 방의 대포를 쐈다. 그는 29일에도 7회 적시타로 중심 타자 역할을 해냈다. 김상현이 2009년 위용을 다시 보여준다면 KT가 상대에게 호락호락 승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 같다. 2011시즌 이후 4년 만에 1군 무대에 돌아온 조범현 KT 감독은 31일 수원 홈 개막전에서 다시 첫 승을 노린다.

롯데는 KT에 2연승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지난해처럼 불펜이 여전히 불안했다. 외국인 타자인 짐 아두치가 1차전 5타수 3안타 2도루에 이어 2차전에서 첫 홈런을 신고한 것이 위안거리다.

조선일보

반갑다, 야구… 부산 사직구장 3년만에 개막 매진 - 롯데와 KT의 2015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만원 관중(2만7500명)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롯데가 홈 개막전 만원 관중을 달성한 것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개막 첫날인 이날 사직구장을 포함해 전국 5개 구장엔 9만3746명의 야구팬이 몰렸다. /최문영 기자


조선일보

KIA의 5번 타자로 나온 최희섭은 29일 LG와의 홈경기에서 4―6으로 뒤진 7회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볼 카운트 1볼에서 몸쪽 포크볼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2013년 7월 26일 마산 NC전 이후 611일 만에 짜릿한 손맛을 느꼈다. KIA는 3회 역전 3점포를 터뜨렸던 브렛 필이 5―6으로 뒤진 9회말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려 7대6으로 역전승했다. KIA는 28일 홈 개막전에서도 3대1로 이겨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총액 84억원에 두산과 FA 계약을 한 장원준은 29일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오재원과 양의지가 연속 타자 홈런으로 1―1 균형을 깼다. 두산·롯데·KIA 등 지난해 가을 무대에 서지 못한 세 팀이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강호철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