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1323일 만에 '야신' 웃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성근, 한화 감독 부임 후 첫 승

5회부터 불펜 5명 투입 ‘벌떼 작전’

전날 넥센과 개막전 연장 패배 설욕

개막 이틀 만에 팬들 15만 명 찾아

KBO “올해 800만 관중 시대 열 것”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야신’ 김성근(73) 감독이 이끄는 프로야구 한화가 넥센에 당한 개막전 패배를 하루 만에 돌려줬다. 김 감독은 SK 감독직을 사임하기 직전인 지난 2011년 8월 14일 넥센전(11-0 승리) 이후 1323일 만에 프로야구 1군 승리를 맛봤다.

한화는 비시즌 기간 내내 화제의 팀이었다. 지난해 11월 김 감독이 부임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특유의 지옥훈련을 통해 3년 연속 최하위 한화를 변화시키려고 애썼다. 하지만 개막 직전까지 한화의 전력에는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배영수와 권혁·송은범 등 자유계약선수(FA) 투수 3명을 영입했지만 마운드가 워낙 약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 특유의 강훈련 속에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한화는 시범경기를 꼴찌로 마쳤다.

2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치러진 넥센과의 개막전 결과도 좋지 않았다. 한화는 7회 초까지 4-1로 앞섰다. 그러나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8회 2점, 9회 1점을 내줬다. 결국 연장 12회 말 지난해 MVP 서건창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4-5로 졌다. 4년만의 프로무대 복귀전을 아쉽게 놓쳤지만 김 감독은 냉정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곧바로 숙소 소파에 쓰러져 잠들었다는 그는 “투수교체 타이밍이 두 번 잘못됐다. 벤치 실수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배웠다. 데이터가 부족했다”며 빠르게 투수교체를 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을 자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양상은 전날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한화는 2회 고동진의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3회에는 김경언의 솔로홈런이 터져 3-0까지 달아났다. 넥센이 4회 스나이더의 2타점 적시타로 3-2로 따라붙자 김 감독은 빠르게 움직였다. 4회까지 2실점한 선발 송은범을 미련 없이 내리고 구원투수 안영명을 투입했다. 김 감독은 이후에도 권혁-송창식-박정진-윤규진을 차례로 투입하는 ‘벌떼 계투’ 작전을 펼쳐 넥센 강타선을 3점으로 묶었다.

김 감독이 애타게 기다렸던 한 방은 정범모가 때렸다. 정범모는 8회 초 1사 1·2루에서 조상우로부터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한화는 9회에도 이용규의 안타로 추가점을 뽑아 5-3으로 넥센의 추격을 뿌리쳤다. 김 감독은 “넥센전에선 1승1패를 계산하고 있었다. 어제 경기에 패하고 선수들에게 무척 미안했고 괴로웠다. 그런데 오늘 송은범이 잘 던져줬다”면서 “어제부터 팀이 하나가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팬들이 내 이름을 오래 불러줘서 부담스러웠다”며 웃었다.

◆브렛 필 끝내기홈런…KIA 2연승=KIA는 9회 말 브렛 필이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려 LG를 2연패에 빠뜨렸다. 3회 말 스리런 홈런을 날렸던 필은 9회 무사 1루에서 LG 마무리 봉중근의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7-6의 짜릿한 역전승. 개막 2연승을 달린 KIA는 7회 최희섭이 611일 만에 홈런을 터뜨리는 등 좋은 분위기로 시즌을 시작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4-1로 NC를 이겨 2연승을 달렸다. 오재원이 1-1로 맞선 7회 말 손민한으로부터 결승 투런홈런을 때렸다. 지난해 FA 계약(총액 84억원)을 맺고 롯데를 떠나 두산에 온 장원준은 7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았지만 1실점하고 승리를 따냈다.

롯데는 막내팀 kt를 상대로 이틀 연속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 2-8로 뒤지다 12-9로 뒤집는 저력을 보였던 롯데는 5-4로 이겼다. SK는 브라운이 1회 1사 만루에서 터트린 만루포에 힘입어 7-3으로 삼성을 꺾고 1승1패를 만들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800만 관중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650만9915명)보다 28.5% 증가한 836만2000명을 목표로 세웠다. kt가 창단해 10개 구단 체제로 확장됐고, 팀당 경기숫자도 128경기(총 576경기)에서 144경기(총 720경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역대 최다였던 2012년 기록은 715만6157명(532경기·경기당 1만3542명)이었다.

출발은 좋다. 28일 개막전에서는 잠실(두산-NC)을 제외한 네 곳이 매진되면서 관중수 9만3746명을 기록했다. 29일에도 6만2098명이 야구장을 찾아 이틀 동안 약 15만 명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김효경 기자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v2010/power_reporter.asp

[ⓒ 중앙일보 : DramaHouse & J Content Hub Co.,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