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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턱 갸름하신 분, 치아 1~2개 크기 작은 칫솔 헤드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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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맞는 칫솔 고르는 법

중앙일보

“이가 시린데 어떤 칫솔을 써야 하나요.” “의사선생님이 치간칫솔을 쓰라고 하는데 종류가 많아 혼란스러워요.”

“손목이 아파 칫솔질을 소홀히 하게 돼요.” 지난 23일 오후, 연세대치과대병원 2층 구강용품 판매 코너에서는 다양한 고민을 지닌

환자들이 치위생사와 상담하고 있었다. 연세대치과대병원 치주과 이중석 교수는 “다양한 치주질환 환자가 온다. 급한 불은 꺼주지만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라며 “치료를 시작하면서 칫솔질 교육을 하고, 자신에 맞는 칫솔과 구강용품을 처방한다”고 말했다.

남영희 치위생사는 “성별과 나이는 물론, 얼굴 크기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른 칫솔을 써야 한다. 요즘엔 종류가 너무 많아 상담하러 오시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칫솔 종류는 300여 가지나 된다. 생김새는 물론 크기, 칫솔모의 소재, 밀도 등 저마다 장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칫솔질 방법에 대해선 많이 알려졌어도 정작 어떤 칫솔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선 정보가 부족하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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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면 부드러운모, 담배 피우면 강한모를

칫솔은 모의 강도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부드러운모·'일반모(강한 모)'다. 잇몸이 시리거나 민감한 사람, 출혈이 있는 사람은 부드러운모를 사용하는 게 좋다. 모 자체가 잇몸에 자극을 줘 통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단, 칫솔모가 부드러운 대신 힘이 떨어지므로 플라크 제거력은 떨어진다. 부드러운모를 쓸 때는 치아 한 면당 칫솔질 횟수를 1.5~2배로 늘려야 한다. 또 칫솔 끝부분이 쉽게 상하므로 교체 주기도 짧다. 보통모가 2~3개월이라면 부드러운모는 1~2개월이다.

보통모(강한 모)는 치아 표면에 플라크가 많이 끼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김윤정 교수는 “이 사이가 많이 벌어졌거나 플라크가 유난히 많이 끼는 사람, 담배를 피워 착색된 사람은 '좀 더 강한 모로 쓸어내려야 플라크가 제거된다'”고 말했다. 단 너무 세게 문지르면 잇몸이 상할 수 있다. 잇몸에 이상이 없고 플라크가 많이 끼지 않는다면 보통모를 쓰면 된다. 교체주기는 보통 3개월이다.

칫솔모 끝부분이 어떻게 처리돼 있는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칫솔모는 크게 초극세모와 일반모로 나뉜다. 이중석 교수는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그림2)로 넣어 플라크를 긁어내는 것이 칫솔모의 핵심 기능”이라며 “모 끝부분을 세밀하게 만든 칫솔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단, 잇몸에 상처나 염증이 있다면 초극세모가 잇몸을 자극할 수 있어 일시적으로 일반모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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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 미끄럽지 않고 대가 긴 것이 편리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다른 칫솔을 사용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하악(아래턱)이 좁다. 유아는 말할 것도 없다. 턱이 좁을수록 칫솔 헤드가 작은 것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입을 벌리면 하악과 상악턱뼈 일부가 어금니 부분을 가려 칫솔 헤드 부분이 어금니 안쪽까지 닿기 어렵다. 일반 성인 남성은 치아 2~3개 크기의 칫솔 헤드를 고르면 된다. 얼굴이 유난히 작거나 턱이 좁은 사람은 치아 1~2개 크기의 헤드를 고른다.

손잡이는 어떤 것이 좋을까? 첫째로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잘 잡히는 것, 둘째로 손 크기에 잘 맞고 겉돌지 않아 3분 동안 칫솔질해도 손목이 아프지 않는 제품을 고른다. 실리콘 재질에 손잡이에 돌기가 있는 것이 좀 더 낫다. 손이 크면 굵은 대를 이용한다. 어금니 가장 안쪽 뒷면까지 닦을 수 있도록 대의 길이는 긴 것이 편리하다.

교정치료 시 특수 칫솔 써야

교정장치를 하는 사람은 다른 칫솔을 써야 한다. 이 교수는 “치아에 고정된 철사와 브래킷 사이로 플라크가 쉽게 끼기 때문”이라며 "교정 후 이 전체를 발치할 정도로 심한 우식증이 생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교정환자용 칫솔은 와이어 밑을 닦기 쉽도록 가운데가 볼록 나온 모양(사진6)이다. 부분청소용 칫솔(사진7)도 함께 사용해 플라크가 남아 있는 곳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동칫솔은 원래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칫솔이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손을 쓸 수 있는데 처음부터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전동칫솔은 칫솔 헤드가 둥글고 모도 둔탁해 잇몸과 치아 경계부 안쪽의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어금니 가장 안쪽 끝부분까지 닦기 힘들다. 강도 조절이 어려워 치아 표면이 마모되기 쉽고 잇몸 손상 우려도 있다. 이 교수는 “이를 너무 닦기 싫어하는 사람, 또는 아무리 가르쳐도 제대로 칫솔질하지 않는 아이를 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신생아도 칫솔질을 해야 한다. 브러쉬베이비 이병도 이사는 "신생아 잇몸 속에는 유치가 숨어있다. 매일 수유 후 마다 첨가물이 없는 골무형 구강 티슈 등을 이용해 이를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치간칫솔, 치아 사이 넓히지 않아

치간칫솔과 치실은 치아와 치아 사이를 세밀하게 청소해 준다. 일본치주병학회지에 따르면 치아 사이의 플라크는 칫솔질만으로는 60%밖에 제거하지 못하지만 치간칫솔을 함께 사용하면 95%를 제거했다.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플라크 제거율이 86%였다. 김 교수는 “사실 충치가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가 치아와 치아 사이다. 치실이나 칫솔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 부위의 청소는 거의 못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치간칫솔(사진9)은 모의 크기에 따라 여라 사이즈로 나뉜다. 치아 사이에 넣었을 때 부드럽게 삽입되면서 뻑뻑하지 않을 정도의 사이즈를 고른다. 치실은 가장 작은 치간칫솔도 들어가지 않는 사람이 사용한다. 생후 6개월부터 치실을 사용하는 게 좋다. 실로만 된 치실보다 손잡이가 달린 치실(사진8)이 사용하기에 더 편리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치실에 불소를 코팅한 제품은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치간칫솔과 치실을 사용하면 치아 사이가 벌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표적인 오해다. 이 교수는 “처음 사용 시 치아 사이의 플라크가 사라져 공간이 넓어 보이는 것뿐”이라며 “반드시 써야 하는 도구이지 부작용은 전혀 없다. 특히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단, 치실이나 치간칫솔이 잇몸을 살짝 누르게 되면서 혈액순환을 돕는데, 이 정도가 심하면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어 거울을 보며 사용해야 한다. 피부도 가볍게 문지르면 마사지가 되지만 세게 문지르면 상처를 입는 것과 같다. 굳어 있던 플라크가 제거되면서 처음엔 피가 약간 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상화된다.

이 표면보다 잇몸 속 닦아야

칫솔이 아무리 좋아도 칫솔질 방법이 잘못되면 도루묵이다. 이 교수는 “여러 칫솔질법이 있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변형 바스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변형 바스법은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에 칫솔모를 집어넣어 살짝 문지른 뒤 치아 쪽으로 쓸어내려(그림2) 플라크를 빼내는 칫솔질이다. 이 교수는 “보통 치아 표면을 닦는 게 칫솔질이라고 생각하는데, 표면은 침에 의해서도 비교적 잘 씻겨 내려간다. 칫솔로는 치아가 박혀있는 잇몸 경계 부위 플라크를 집중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모로 잇몸 안쪽을 문지르면 플라크 제거 효과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잇몸 마사지 효과도 있어 치주병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다.

치실과 치간칫솔을 사용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김 교수는 “치간칫솔이 치아 사이의 음식 잔여물을 빼내는 용도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은 치아와 치아 사이의 옆면을 닦는 게 목적이다. 치아 옆면을 아래에서 위로 표면을 쓸어올리듯이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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