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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싱가포르 리콴유 국장]박 대통령·아베 총리 4개월 만에 ‘조문외교’로 서먹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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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 참석

장례식장에선 마주치지 않아… 리셉션서 조우

“한·중·일 장관 합의대로 필요한 조치 취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열린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국가장례식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장례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 등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조문외교’를 펼쳤다. 아베 총리와 조우는 지난해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새벽 싱가포르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낮 12시50분쯤 장례식장인 싱가포르국립대학 문화센터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조문록에 “리콴유 전 총리는 우리 시대의 기념비적인 지도자(a monumental leader of our time)였다. 그의 이름은 세계사 페이지에 영원히 각인될 것(His name will remain forever engraved in the pages of world history)이고, 한국민은 리 전 총리를 잃은 슬픔을 싱가포르 모든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영문으로 적었다. 박 대통령은 식전 환담행사에서 양옆에 앉은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등과 대화했다.

조문외교는 ‘장례식 이후’ 토니 탄 싱가포르 대통령이 주재한 30분간의 리셉션에서 이뤄졌다. 장례식장에서 마주치지 않았던 아베 총리가 박 대통령을 찾아와 “최근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에 감사드리며,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해주신 것을 평가한다”고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 나가자”고 답했다. 3국 장관 회의에서 ‘빠른 시일 내’ 열기로 했던 ‘3국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일본 측이 군 위안부 문제 등에 태도 변화를 보이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위안차오 부주석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을 축하하며 앞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관련해 긴밀한 협력을 해나가자”고 했으며, 박 대통령은 정부의 AIIB 참여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AIIB 성공을 위해 잘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 빌 클린전 전 미국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토머스 도닐런 전 국가안보 보좌관은 박 대통령과 개별적으로 만나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앞으로 지혜와 필요한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새벽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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