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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AIIB는 ‘일대일로’ 젖줄” 드러난 ‘시황제’의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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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보아오포럼 연설

해상실크로드 사업 ‘5대 통’ 구체적 제시

인프라 연통·무역 창통… AIIB는 ‘자금 융통’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서방 국가들을 대거 끌어들여 기세를 올린 중국이 신경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외교부, 상무부는 지난 28일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린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추진을 위한 전망과 행동’을 발표했다. 육상으로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경제벨트를 만들고 해상으로는 중국 연해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인도양을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 동부까지 연결하려는 야심찬 계획이다.

경향신문

중국은 일대일로의 중점 사업으로 정책 소통, 인프라 연통(聯通), 무역 창통(暢通), 자금 융통, 민심 상통 등 ‘5대 통(通)’을 제시했다. 정책 소통은 국가간 발전전략을 충분히 협의하면서 이견을 조정하자는 것이다. 인프라 연통은 철도, 도로, 가스, 전력, 통신까지 포함한다. 중국은 무역과 투자 장벽을 낮춰 변경과 항구를 단일 창구화하고 통관 비용을 낮추자고 제안했다. 또 필요 자금은 AIIB뿐 아니라 브릭스개발은행, 실크로드기금 운용 등을 통해 조달하고 외국 기업들의 중국 내 위안화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등 금융분야의 소통과 협력도 강화하자고 밝혔다. 민심 상통에는 매년 1만명 상당의 중국 정부 장학금을 외국인에게 제공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 공동 신청, 비자 간소화 정책 등이 포함됐다. 중국 31개 성(省)급 행정단위 중 18곳이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다. 중앙아시아로 이어지는 서북권에서는 신장(新疆)·산시(陝西)·간쑤(甘肅)·닝샤(寧夏)·칭하이(靑海)·네이멍구(內蒙古)가 포함됐다. 서남지구는 광시(廣西)·윈난(雲南)·티베트로 남아시아와 동남아로 진출하는 통로가 된다. 연해지구는 상하이(上海)·푸젠(福建)·광둥(廣東)·저장(浙江)·하이난(海南)으로 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된다. 국내외를 연결하는 내륙 교통요지인 충칭(重慶)도 포함됐다. 동북 3성인 헤이룽장(黑龍江)·랴오닝(遼寧)·지린(吉林)도 포함됐는데 중국증권망은 “이들 지역이 북한의 대외개방을 위한 중요한 창구”라고 보도했다. 일대일로 사업이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러시아 간 인프라 구축도 염두에 두고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18곳 가운데 일대일로의 핵심 지역은 신장과 푸젠이 될 것이라고 신경보는 전망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8일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이미 60여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일대일로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다”며 “AIIB와 일대일로 계획은 중국의 독주회가 아니라 관련국들의 합창곡”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은 큰 국가로서 보다 많은 책임을 짊어질 것”이라고 말해 아시아의 정치 경제 질서를 중국 주도로 새로 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러시아·네덜란드·호주·덴마크·브라질·조지아 등이 AIIB 가입 신청의사를 밝히면서 29일까지 가입 의사를 밝힌 나라는 41개국으로 늘었다. 대만도 가입에 적극적이며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은 “대만의 의견에 기꺼이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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