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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기업 점점 ‘배부르고’ 협력업체는 ‘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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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쏠림 심화… 이익률 3배

국내 제조업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협력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 이항구 박사가 공동 연구한 ‘제조 협력업체의 경영성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의 국내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7%에서 지난해 13.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6%에서 4.2%로 줄었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못미친다. 또 협력업체들은 삼성전자의 매출 성장과 더불어 연평균 15.4%의 매출 증가를 보였지만, 수익성은 저하됐다.

현대차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현대차그룹 계열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8년 8.2%에서 2013년 9.3%를 기록했다. 비계열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3.6%에서 3.3%로 줄어 계열 부품사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계열 부품사 평균 급여는 연평균 7.8% 올랐으나 비계열 부품사는 6.0% 올랐다.

보고서는 이 같은 수익성 저하가 대기업 협력사들의 고용·연구개발(R&D) 투자 둔화와 함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며, 대기업과 임금 격차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항구 박사는 “대부분 산업에서 독과점 구조가 형성돼 선도 대기업의 지배력이 강화되고 협력업체의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전후방 산업의 통합이 확대되면 대기업은 생산효율성이 제고되지만, 중소 협력사는 수요 기업의 조달 물량이 줄면서 사업 기회가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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