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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성근의 한화’ 첫승… 선물 보따리 푼 개막 10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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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 만난 3년 연속 꼴찌 한화 올시즌 성적 반등 가능성 보여줘

막내구단 KT, 롯데에 아쉬운 2연패… SK 김용희 감독 15년 만에 1군 승리

프로야구 팬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주말이 흘러갔다. 오래 기다린 만큼 ‘선물 보따리’는 풍성했다. 프로야구를 화두로 겨우내 부풀어올랐던 궁금증이 이틀 만에 상당 부분 해소될 만큼 경기 면면이 알차게 진행됐다.

지난 28일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 서울의 잠실구장과 목동구장, 대구의 대구구장, 광주의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부산의 사직구장 등 5개구장에서 이어진 10경기에는 총 15만5844명의 구름관중이 몰려 프로야구 관중 800만명 시대를 예고했다. 각 구단은 화끈한 경기력으로 응답했다.

경향신문

주말 이틀 15만5844명 ‘구름관중’ 프로야구 두산과 NC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29일 양팀 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8일 전국 5개 구장에서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한 프로야구에는 이틀 동안 총 15만5844명의 관중이 몰려 프로야구 관중 800만명 시대를 예고했다. 잠실 | 이석우 기자


3년 연속 꼴찌 팀과 ‘승부사’ 김성근 감독의 절묘한 만남으로 지난겨울 프로야구 뉴스의 중심에서 섰던 한화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넥센과 목동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하며 올 시즌 반등 가능성을 높였다.

한화는 전날 개막전에서 4-4이던 연장 12회말 넥센 톱타자 서건창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휘청했지만, 29일 목동구장에서 이어진 경기에서는 5-3으로 승리했다. 한화가 투수 6명, 넥센이 투수 7명을 쏟아붓는 총력전으로 벌어진 ‘야신’ 김 감독과 ‘염갈량’ 염경엽 넥센 감독의 지략 대결도 무승부로 끝났다. 김 감독은 SK 사령탑 시절이던 2011년 8월14일 이후 1323일 만에 복귀 첫승을 따냈다.

김 감독은 “어제는 벤치 실수로 졌다. 선수들한테 미안했다”며 이날 승리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전체적으로 잘해줬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하나가 된 것이 보인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통해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겨 화제를 모았던 왼손투수 장원준도 이적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원준은 7이닝 동안 9안타를 맞으면서도 산발 처리해 1실점으로 억누르며 과거 롯데 시절 선배로 지금은 NC로 이적해 있는 손민한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손민한은 6.2이닝 동안 6안타 3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두산은 전날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이날도 4-1로 승리해 잠실에서 진행된 개막 2연전의 주인공이 됐다.

프로야구 10번째 ‘심장’ KT의 1군 첫 무대로 관심을 모았던 사직경기에서는 홈팀 롯데가 2경기를 독식했다. 신임 이종운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전날 2-8의 열세를 12-9로 뒤집은 뒤 이날은 선발 송승준이 6이닝 4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 높이를 쌓은 데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KT는 다음달 1일부터 홈구장 수원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3연전에서 역사적인 첫승을 노린다.

올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흔들 외국인선수들의 활약도 주말 내내 눈부셨다.

그 가운데 최우수선수(MVP)는 KIA 외국인타자로 한국무대 2년째를 맞는 브렛 필이었다. 필은 29일 광주 LG전에서 5-6으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 LG 마무리 봉중근의 초구를 그대로 밀어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끝내기홈런을 때렸다. 필은 앞서 0-2로 뒤지고 있던 3회말 2번째 타석에서도 3점 홈런을 날려 경기를 뒤집고 LG 좌완 선발 임지섭을 마운드에서 내려보내는 등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KIA는 4-6으로 뒤지고 있던 7회말에는 ‘돌아온 거포’ 최희섭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올 시즌 약체라는 평가를 연이은 홈런포로 날려보내며 시즌을 시작했다.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과 대항마 1순위 SK의 맞대결로 시선을 모은 대구에서도 외국인선수의 방망이 움직임에 따라 경기가 춤을 췄다. 지난겨울 몇몇 구단의 영입전 끝에 SK로 둥지를 튼 새 외국인타자 앤드류 브라운은 한국무대 첫 안타를 만루홈런으로 장식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브라운은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1회초 첫 타석에서 만루포를 쏘아올렸다. 1사 만루에서 상대 좌완선발 차우찬과의 승부를 풀카운트까지 끌고간 끝에 왼쪽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며 팀에 여유 있는 리드를 제공했다.

15년 만에 1군 사령탑으로 복귀한 SK 김용희 감독은 5284일 만에 1군경기 승리를 맛봤다. 김 감독은 2000년 삼성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로 1군에서 멀어져 있었다. 이후 롯데와 SK에서 2군 감독만 맡았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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