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사드 도입 신중론에서 찬성으로 입장 바꾼 김무성, 왜?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월에 국내 정치권을 달군 두 가지 외교 이슈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다. AIIB 가입 논란은 최근 한국이 가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일단락됐다.

그러나 사드 문제는 아직까지 결론이 나고 있지 않은 가운데, 신중한 입장을 취해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입장이 도입 찬성 쪽으로 바뀌어 배경을 둘러싸고 여권에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부산 한국해양대학교를 찾아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일보DB


김 대표는 지난 24일 부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필요하다고 처음으로 언급했다. 김 대표는 “사드를 쏘아 올려 150㎞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갖춰야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강한 어조로 사드 도입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용어까지 사용했다.

그 전까지 김 대표는 사드 도입에 조심스런 입장을 취해 왔다. 논의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사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유승민 원내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16일 유승민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에 대해 “의원총회 자유토론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의견이 집약되면 정부와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4월 1일 사드 문제에 대한 정책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그러자 하루 뒤인 17일, 김 대표는 “(사드 배치는) 당에서 토론해서 결정할 성격이 아니다”라며 “정부에 맡겨 놔야 한다”면서 반대 의견을 밝혔다. 또 유 원내대표가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유 원내대표 개인 주장”이라면서 “건드리면 커진다. (정부에) 맡겨 놔야 한다”고도 했다.

김무성 대표가 사드 도입 공론화에 반대한 것에는 청와대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청와대는 사드에 대해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는 ‘3 NO’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이후 유 원내대표를 필두로 여권 내에서 사드 도입 주장이 나오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보여왔다.

김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일에는 유 원내대표가 사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 대표가 사드에 대해서 발언한 것은 원내대표가 되기 전 한 개인 의원의 입장이었고, 원내대표가 된 후는 또 다른 입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15일 열린 당·정·청(黨政靑)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유 원내대표가 강력하게 주장해 온 사드 도입 문제가 비공식 안건에 올랐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의 입장과 상관없이 최근 정치권에선 사드 도입 논의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며 “사드 도입 여부가 한미중 외교 문제를 넘어 국내 최대 정치 이슈로 부상하자 김 대표도 이에대한 입장을 밝힌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손덕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