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대통령 비판은 민주주의 국민의 기본 권리 아닌가요?”

댓글 7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달 16일부터 전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가 배포되고 있다. 전북을 필두로 서울, 수원 등 전국 150곳에 뿌려졌다. 해외에서도 동참했다. 대구와 부산, 광주, 군산 등에서는 전단지 살포에 대한 경찰수사도 진행중이다.

‘8도의 시민’ 명의로 만들어진 전단지는 전북 군산에서 제작돼 배포된 것이다. 전단지에는 60여명의 실명이 적혀 있다. 이를 주도한 이는 군산에 사는 박성수씨(42)다. 그는 왜 사비를 들여 전단지를 만들고 전국에 뿌려대고 있을까.

29일 만난 박씨는 “대통령의 실정이 극에 달해 있는데 공안몰이로 일관했다. 분노한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전단지라도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박성수씨가 제작해 전국에서 배포중인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지.


그는 지난해말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뿌리겠다고 공개했다. 그러자 전국에서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이 꼬리를 물었다. 전단지에 실명거론된 이들이 그들이다.

박씨는 “박근혜 정권이 스스로의 실정을 감추기 위한 공안몰이를 멈추고, 정윤회씨 관련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게 우리의 요구였다. 2년째 법원에서 묵히고 있는 18대 대선 선거무효 소송을 진행하라는 목소리도 함께 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그가 사비를 들여 제작해 전국에 배포한 전단지는 5만여장이다. 박씨는 당초 막노동을 하며 인쇄물 비용을 댔으나 소문을 타면서 후원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때부터 버스안 예절지키기 등 기초질서를 지키자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다녔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정치인들의 병역기피 문제도 거론했다”며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다. 대북삐라는 수수방관하면서 우리를 종북세력이라고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는 두번에 걸쳐 경찰서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처음엔 경범죄를 위반했다고 하더니 지금은 명예훼손 혐의라고 했다. 그는 경찰서에 출두하는 대신 개사료와 개껌, 기저귀 등을 보냈다.

경향신문

박성수씨가 29일 전북 군산대학교 정문앞에서 대통령 비판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박용근기자


박씨는 “명예훼손이라면 누구 명예를 훼손했는지 적시돼야 하나 그런 내용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경찰서에 개사료를 보냈다. ‘많이 먹고 꼬리 흔들라’는 의미였다”면서 “개껌과 기저귀를 보낸 것은 최소한의 요건도 안갖추고 소환장 남발한 지능팀 경찰관들이 개껌 씹으며 서류 작성하면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 믿고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상식적으로 잘못된 것 바로잡기 위해 발품을 팔아 전단지 배포활동을 해 왔는데 범법자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은 큰 잘못이다. 전단지에 적시된 것은 이미 언론을 통해 다 공표된 것”이라며 “이 나라가 더 잘 돌아가기 위한 국민들의 충심을 종북과 범법굴레를 씌운다면 국민권리를 인정할 때 까지 계속 전단지를 배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경찰수사가 시작된 후 내 이름을 전단지에서 빼달라는 사람보다 이름을 넣어달라는 국민들이 더 많아 감동 받았다”면서 “이것이 민심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미혼이다.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없어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 세월호참사와 정윤회문건파동, 국정원 대선개입 등이 불거졌다. 지지도가 하락하자 통진당 공안몰이로 이어지면서 국민 불만이 누적됐다”면서 “대통령의 소통부재부터 시작된 것이 국민의 기본 주권을 지키는 전단지 배포로 이어졌다는 점을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