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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집 가진 50~60대도 주거비 못 견뎌 서울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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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년새 서울 거주 50~60대 인구 유출 두 배 이상 늘어나...전문가들 "자가주택 소유해도 불경기·노후 빈곤에 서울 탈출 선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몇년새 전셋값 상승 등 주거비의 증가로 서울시의 인구가 유출되고 있다. 그런데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30~40대 뿐만 아니라 집을 갖고 있는 50~60대 중장년층들도 주거비 상승을 못 견딘 나머지 '서울 엑소더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서울복지재단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인구 이동 현황을 살펴 보면 자가 주택 비율이 현저히 낮은 30대는 물론 주택소유 자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50대 이상 인구 중에서도 상당수가 서울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3년 실시된 서울시 조사 결과 서울 시민들의 연령별 자기주택소유 비율은 30대 13.1%, 40대 40.1%, 50대 60.6%, 60대 이상 59.8%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주택소유비율과 관계없이 각 연령대 별로 인구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가주택소유 비율이 낮은 30대의 경우 전셋값 급등에 따라 2006년 -2만8469명 줄어들었다가 8년 만인 2014년 감소 규모가 -3만8964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나마 2010년 -4만8257명 등 최근 5년새 계속 -4만명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약간 주춤한 게 그 정도다. 40대도 2006년 -4713명에서 8년만인 2014년 -1만8241명으로 4배 가량 급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자가주택소유비율이 60%대로 30~40대에 비해 훨씬 경제적으로 안정된 50~60대의 인구 유출도 같은 기간 두 배 안팎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인구 유출 규모는 8년새 감소세가 8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2006년 -1만533명을 기록한 후 계속 감소세가 확산돼 2012년 -2만938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가 2014년엔 -1만8431명을 기록했다.

60대도 마찬가지다. 서울 인구 중 60대 인구 유출 규모는 2006년 -1만682명을 기록했지만 2014년엔 -2만1248명으로 이전 보다 두 배 이상 더 빨리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50~60대 중장년층의 서울 엑소더스가 상당부분 주거비 상승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50~60대가 비록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득이 없어 노후 빈곤을 겪거나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평생 살아온 지역 사회를 떠나는 노년층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공공 임대주택을 늘리는 등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복지재단 관계자는 "안정적인 주거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지역사회 공동체가 만들어 질 수가 없다"며 "주거 비용 상승으로 서울에서 밀려나는 중장년층과 집 한 채에 의존해 가난한 노후를 보내는 노년층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마을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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