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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술 먹고…약물 복용하고…10년간 ‘죽음의 비행’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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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항공청, 사고 2759건 분석결과

지난 24일 오전(현지시각) 스페인에서 독일로 향하던 루프트한자그룹 저먼윙스 여객기가 프랑스 남부의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해 탑승객 150명이 모두 숨진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프랑스의 사고 조사당국이 26일 “이번 사고는 부조종사가 고의로 추락시킨 것 같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26일 미국연방항공청(FAA)을 인용해 “민간항공기 조종사가 고의로 추락사고를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전례가 없지는 않다”고 전했다.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 낸터킷에 추락해 21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항공 여객기 사고가 한 사례다. 당시 부기장은 기장이 조종실을 비운 사이에 자동운항장치를 해제하고 기수를 급격히 낮췄다. 수거된 블랙박스에는 그가 아랍어로 “신에게 의지한다”고 읊조리는 음성이 녹음됐다.

최근엔 2013년 11월 모잠비크에서 앙골라로 가던 모잠비크항공 여객기가 나미비아 북동부에 추락해 탑승자 33명이 모두 숨졌다. 기장은 부기장이 화장실을 간 틈에 고도를 급격히 낮춰 사고를 냈다. 앞서 2007년 3월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47살의 남성이 세스나기에 8살 딸을 태우고 이륙한 뒤 이혼한 아내의 어머니 집으로 돌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의 항공기 사고 2759건을 분석한 결과, 8건이 ‘자살 비행’으로 분류됐다. 그 중 4건은 조종사가 음주 상태였고, 다른 2건은 항우울성 약물을 복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살 문제 전문가들은 남들의 목숨까지 빼앗아가며 자살하는 이들의 심리는 단독 자살자의 심리와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미국자살학연구회의 미셸 코넷은 <뉴욕 타임스>에 “그런 자살자들은 학교로 걸어들어가 총을 난사해 인명을 살상한 뒤 자기도 목숨을 끊는 자들과 별로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저먼윙스 여객기 사건의 경우는 더 자세한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추측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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