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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바르게 앉아라 누워서 책 읽으면 호통친 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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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돌베개 제공


독서와 지식의 풍경

배우성 지음/돌베개/440쪽/2만원

조선 후기가 되자 소매 안에 넣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볼 수 있도록 만든 작은 크기의 수진본(袖珍本)이 중국에서 수입됐다. 오늘날 말로 ‘포켓북’인 셈인데,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다. 과거 시험에 수진본 책자를 숨기고 들어와 ‘커닝’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 데다, 천주교 같은 ‘사학(邪學)’이 수진본을 통해 퍼져나간 것이다.

사대부들조차 비스듬히 누워서 게으른 자세로 책을 읽자 정조(正祖)의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어떤 책을 읽느냐 못지않게 어떤 자세로 읽느냐도 중요하다. 사대부의 자제라면 성현의 말씀을 읽어야 하고, 읽을 때에는 책상 위에 책을 반듯하게 올려놓고 바른 자세로 읽어야 한다.”

조선 후기 글쓰기와 독서 문화를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책. 서울시립대 교수인 저자는 ‘사회적 실천이나 대중적 소통을 위한 역사’라는 도구주의적 관점과 거리를 두고, 역사가 지닌 복잡다단한 면모를 결 그대로 드러내고자 애쓴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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