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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마무리 논란’ 김광현-윤석민의 다른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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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김태우 기자] 최고 투수를 마무리로 돌리는 것은 효과 이상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뒷문을 단단하게 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참기 힘든 유혹이다. 불펜 전력이 약할수록 더 그렇다. 지난해에도, 올해도 그런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사뭇 다르다. 김광현(27, SK)은 계획이 백지화된 채 선발로 뛰었지만 윤석민(29, KIA)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해야 할 상황이 됐다.

3월 초 KIA와 4년 90억 원의 계약을 맺고 국내무대 복귀를 선언한 윤석민은 최근 보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선발과 마무리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윤석민의 보직을 놓고 김기태 감독이 장고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고 불펜 전력이 불안한 팀 사정 탓이다. 결국 김 감독은 윤석민을 마무리로 활용하는 방안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에 논란은 한동안 잦아들지 않을 기세다.

최고 투수를 마무리로 돌리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일이라는 건 이미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윤석민은 선발로 뛴다면 능히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실전감각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몸 상태는 나쁘지 않음이 시범경기에서 증명됐다.

결국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팀의 마운드 상황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불펜이 약하면 상대의 기를 살려주는 부작용이 있다. KIA는 소방수 부재 때문에 수난이 많았던 팀이다. 김기태 감독은 ‘윤석민 카드’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는 이미지를 심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꽤 큰 부수적인 효과가 될 수는 있다.

윤석민이 언제까지 마무리 보직을 수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 정한 사안은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김기태 감독의 성향을 고려할 때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리고 이런 논란은 지난해 겨울, 또 하나의 이슈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바로 김광현의 마무리 전환론이다.

당시 SK의 사령탑이었던 이만수 감독은 2014년 팀의 개막 마무리를 놓고 적잖은 고민을 했다. 불펜 전력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진 상황에서 마무리로 기대를 모았던 박희수도 스프링캠프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오른 것이 ‘김광현 마무리론’이다. 김광현이 마무리 보직에 자리 잡으면 박희수를 전천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이론적으로는 불펜이 강화되는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당시도 지금과 같은 논란이 있었다. “최고 투수는 선발로 뛰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정상급은 아니었던 당시 SK의 상황에서 ‘마무리 김광현’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도 논쟁거리가 됐다. 여기에 김광현이라는 선수의 특성이 마무리에 적합한지, 그리고 ‘에이스’의 의사도 존중한 결정인지에 대해 좀 더 살필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고민을 거듭하던 이만수 감독은 스프링캠프 평가전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김광현 마무리카드에 대한 고집을 꺾었다. 개막 마무리는 박희수로 낙점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73⅔이닝을 던지며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SK 선발진을 이끌어가는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을 뿐만 아니라 리그 토종 선발 투수 중에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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