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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최저임금 인상' 논의 급물살, 알바생들 "일단 환영은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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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출근길 직장인들 / 사진=뉴스1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인상' 발언에 야당이 호응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아르바이트생 등 저임금 근로자들은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인상된다해도 고용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냉담한 반응도 적지 않았다.

6일 오전 서울시내 카페와 편의점, 건물 관리실 등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등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환영한다"면서도 적정한 임금 인상 폭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엄모씨(25)는 "일하느라 뉴스도 못 봤는데 임금인상 소식이 있느냐"며 "오른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밝게 웃었다.

엄씨는 "현실적으로 봤을때 6500원 정도로 올리면 좋을 것 같다"며 "편의점과 카페 업주들 중에도 영세한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의류매장의 아르바이트생 이모씨(23·여)는 물건을 정리하느라 바쁜 모습을 보였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을 물으러 왔다'는 질문에 얼굴에 미소를 띄며 취재에 응했다.

이씨는 "이제 점심을 햄버거 하나로 때우지 않고 제대로 된 밥 한끼 사먹을 수 있는거냐"며 "최근 뉴스를 보니 최저생계비가 7000~8000원 선이라고 하던데 최저임금도 그 정도 수준으로는 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카페 종업원 정모씨(28)는 카페 뿐 아니라 음식점, 주유소, 공공기관, 영어학원 등 알바 경험이 많은 자신을 '알바몬'이라고 지칭했다. 정씨는 "정치권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말이 나온 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정씨는 "학원에서 수업 보조로 일할 때 시급 1만원 정도를 받았다"며 "학원강사같은 지식 노동은 좀 더 주고 카페나 편의점 같은 육체 노동은 6000원~7000원선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청소 하청업체에서 일한다는 서모씨(52·여)는 최저임금 인상이 간절하다는 입장이었다.

서씨는 "최저임금 기본급만 받아서는 한달 내내 일해도 100만원 남짓밖에 벌 수가 없어 1.5배를 주는 새벽시간대와 주말에 꼭 특근을 나가고 있다"며 "최근 근로시간 단축이 논의되면서 특근 시간을 줄이라는 지시도 내려왔는데 임금이라도 인상돼야 월급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체념섞인 반응도 있었다. 주차장 경비로 일하는 신모씨(67)는 "최저임금을 인상해봐야 고용주를 잘못 만나면 말짱 헛일"이라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신씨는 "올 초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했었는데 건물 주인이 월급은 안 올려주고 새벽에 휴식시간만 2시간 늘려주겠다고 했다"며 "임금 올린다면 환영하겠지만 잘 지켜질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교형 알바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있다는 것을 일단 환영한다"며 "우리사회의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최저임금이 적정한지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위원장은 "단지 1000~2000원 올려서는 심각한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며 "최소 1만원 수준은 돼야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낄 자영업자들을 위해 과도한 임대료 문제나 금융수수료 인하 등 지원책도 같이 모색해야 실질적이고 획기적인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식 기자 hsshin@mt.co.kr,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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