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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눈물의 전세난]⑤“이젠 눈물 닦고 집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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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주택거래 7만9천건, 10년 만에 최대 상반기까지 현 추세 지속될 것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2년마다 전세금을 올려주는 것도 버겁고, 전셋집 구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특히 전국 평균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상황이어서 전세금에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세의 매매전환 속도가 현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주택거래 10년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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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국토교통부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 매매거래는 7만9320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34.1% 증가했다. 국토부가 주택 거래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수도권은 3만4310건으로 32.5% 증가했다.



1월의 증가세는 2월에도 이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602건으로 전달보다 1737건 증가했다. 단독 및 다가구, 다세대 및 연립주택 거래 건수도 1133건, 3013건으로 1월에 비해 각각 88건과 78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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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이처럼 매매수요가 늘면서 주택 매매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 0.15%, 신도시 0.06%, 경기와 인천 0.08%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 모두 많이 올랐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전환 수요가 늘면서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 전셋집이 없어서



전세난을 피해 집을 산 사람들 대부분은 ‘전세 물건 부족’과 ‘안정적인 거주'를 매수 이유로 꼽았다. 2년마다 오르는 전세금을 마련하기도 힘들고 재계약 불발 시 다른 집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오는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박 모(34)씨는 최근 서울 마포 공덕동 래미안공덕1차 전용 59㎡ 집을 샀다. 원래 부모님으로부터 전세자금은 지원받기로 해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물건을 구할 수 없자 매매로 갈아탄 것이다. 준비했던 전세금에 1억원을 대출 받아 보탰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3억3000만원, 매매가는 4억3000만원 수준이다.



공덕동 L공인 관계자는 “최근 전셋집을 구하던 신혼부부들이 물건이 없자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전보다 신혼부부들의 나이가 많다보니 자금 여력이 있는 경우도 있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년을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노후에 추가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부족해 집을 산 경우도 있다.



경기도 안산에 거주하는 윤모(54)씨는 “전세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많게는 5000만원 이상 전세금을 올려줘야 해 부담감이 컸다”며 “곧 있으면 정년인데 앞으로 전세금 마련하는 것도 막막하고, 이 참에 눈높이를 낮춰 집을 사서 이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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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매전환 당분간 지속



전세 수요자의 매매전환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셋집 찾기가 힘겨운 상황에서 전세가격은 계속 오르고, 부동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어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연구위원은 “전세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저금리 상황도 유지되면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전세난이 해결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매가 늘어나고, 작년부터 시작된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부동산 투자자도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덕동의 S공인 관계자는 “전세와 매매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아 전세를 끼고 1억원이면 집을 살 수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향후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최근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중론도 있다. 금리가 오르면 매매전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전세와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고, 금리가 낮은 상황이어서 매매거래가 늘고 있으며 상반기까지는 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하반기 금리가 인상되면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시장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택거래가 늘고 있지만 가격 상승폭은 예전에 비해 크지 않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을 기대하기는 섣부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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