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거세지는‘D공포’…한은의 선택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부총리등 금리인하 전방위 압박

일각선 “자본유출 실익없어”신중론

이달 금통위 회의 앞두고 설왕설래


3월 금융통화위원회(12일)를 앞두고 ‘D(디플레이션)의 공포’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감에 손을 내젓던 정치권마저 그 가능성을 점차 열어두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은 ‘성장’에서 ‘물가’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벌써부터 한국 사상초유의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헤럴드경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정치권등 금리인하요구가 거세지고 있어 3월 금통위 회의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3월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의견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금리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지만, 금리인하가 3월이냐 아니면 이후(4월)냐를 놓고는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 다만 3월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기존의 만장일치에서 이번엔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통해 시장에 금리인하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거세지는 대내외 금리인하 압박 =3월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이 전방위적이다. 우선 국내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물론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까지 한은 압박에 합세했다.

헤럴드경제

특히 최근엔 디플레이션 공포에 대한 우려감까지 한은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최 부총리는 최근 일본의 장기불황을 언급하면서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내수부양을 위해선 금리인하와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디플레이션 우려감까지 내비친 것이다. 김 대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한국은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로 금리인하 등 대범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한은을 압박했다.

그동안 금리인하 필요성으로 거론되었던 경기부양에 전통적인 한은의 정책 제1 목적인 물가까지 합세한 것이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석달 연속 0%를 기록하는 등 저물가가 심화되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급속 확산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KB투자증권 이재승 채권분석팀장은 6일 이와 관련 “환율변화 대응이나 성장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가 아닌 디플레 방어를 위한 정책적 추진에 힘이 실린다면, EU와 중국의 중앙은행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경쟁정 통화 완화 정책에 한은의 동참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가계부치 문제는 미시정책으로 경기부양은 금리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는 점도 한은을 압박할 전망이다. 게다가 지난해 말 개선되는 듯했던 1월 산업생산이 하락세(-1.7%)로 돌아서고 수출도 45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0% 감소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도 심상치 않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미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박이 시작되었고 대외적으로 13개국이 금리인하에 나선데다 ECB의 양적완화로 유로화가 장중 1.10달러를 하회했다”며 “글로벌 금융완화로 환율 논쟁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금리인하 가시권…한은의 선택은 = 이에 따라 시장에선 한은이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1월 광공업생산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1월 산업생산 지표가 좋지 않다고 하지만, 이는 계절조정상의 문제로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로 향후 경기지표를 확인한 뒤에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많다. 이같은 전망엔 기업들의 3월 경기전망이 그리 나쁘지 않게 나왔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수의 목소리이기는 하지만 추가 금리인하의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자본유출을 유도해 통화가치를 약세로 가져간다는 것인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현 시점에 정책당국이 의도적으로 자본유출을 촉진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3월 금통위에선 유가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금리인하 필요성에 대한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3월엔 최근의 물가하락이 공급 측면에서 비롯됐는지 아니면 수요 측면에서 야기됐는지를 확인한 뒤에, 그리고 산업생산 지표 악화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를 확인한 뒤 4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