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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수진의 SBS 전망대] "'꿀잠' 자려면? 커피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마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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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 오늘은 커피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요즘 커피를 밥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그런 시대죠. 근데 건강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홍혜걸 의학박사 만나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단도직입적으로 여쭐게요. 커피는 건강에 어떤가요? 좋은가요, 나쁜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지금까지는요, 대체로 '커피가 나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연구결과인데요. 미국 의사와 간호사 13만여 명을 대상으로 18년에서 24년까지 관찰한 대규모 역학연구 결과인데요. 이 결과를 보면 커피가 건강에 관한 한 아주 중립적으로 나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 홍혜걸/의학박사

'커피가 좋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나쁘다고 볼 증거도 없다.' 이런 모호한 결론인데요. 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커피를 마신 사람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하고 사망비율을 살펴보니까 암이든 심장병이든, 아니면 전체 사망률이든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거죠.

하루에 8온스, 작은 컵이죠. 240cc 정도 되는데요. 6잔까지는 차이가 없습니다. 6잔을 넘어가면 확실히 나쁜데요. 그런데 하루에 6잔까지 커피를 마시는 분은 드물죠. 그러니까 '커피는 건강에 나쁘다.' 이렇게 말할 수 없단 얘기죠.

물론 여기서 말하는 '커피'라는 드립커피를 말합니다. 블랙커피, 아메리카노를 말하고요. 설탕이나 크림이 섞인 다방커피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건 또 아니고요.

▶ 홍혜걸/의학박사

예. 그건 안 좋죠. 확실히 칼로리나 포화지방이 높으니까요.

▷ 한수진/사회자:

박사님 말씀 들으니까 좀 안심이 되는데요? 사실 저도 커피를 상당히 많이 마시거든요. 그런데 보통 커피는 건강에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왜냐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요, 커피 좋아하는 분들께 좀 죄송한 표현인데, 대체로 건강에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 마시는 분이 희한하게 보면 술 담배를 많이 합니다. 또 과로에 시달리고 운동을 하지 않고 골고루 음식을 먹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는 게 통계적으로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동안에는 커피 마시는 사람들이 커피 때문에 건강이 나쁜 것으로 잘못 해석된 탓이 크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 하버드 연구에서는 이런 교란 변수를 다 제거하고 연구를 한 거고요. 그랬더니 담배나 술, 운동과 영양 등을 동일하다고 가정한 거죠. 순전히 커피만 효과를 분석했더니 '관계가 없다. 건강에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뭐 이런 누명을 벗게 됐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혹시 이 연구가 커피 회사에 스폰서 받아서 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 홍혜걸/의학박사

아니 그건 아닙니다. 이 연구가 굉장히 유명한 연구입니다. 미국 의사·간호사 임상 역학 연구이고요. 여기에는 그런 스폰서가 개입된 연구가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요, 박사님. 사망률은 상관없다고 해도 불면증 같은 경우, 또 임산부, 당뇨병 이런 데에는 안 좋은 거 아닌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러게요. 그게 중요한 지적인데요. 불면증에는 확실히 안 좋습니다. 어떤 분들은요, 커피를 마셔도 잠을 잘 잔다는 분들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분들도 실제로 잘 때 수면뇌파 검사를 해보면 리듬이 깨져 있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과 달리 숙면을 못 취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대개요, 이 커피 카페인의 반감기가 12시간 정도 되니까 밤 12시에 주무신다고 가정하면 낮 12시 이전에 커피를 마시는 게 바람직하죠. 불면증이 있는 분들은요.

그리고 위?식도 역류가 있는 분도 안 좋습니다. 이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고요. 그렇지만 '고혈압이나 부정맥과 같은 심장과 혈관에는 일반인의 생각과 달리 큰 영향이 없다.' 이렇게 밝혀지고 있고요.

'임신부도 하루 1잔까지는 괜찮다.'라는 게 이 하버드 대학의 견해입니다. 그런가 하면요, 당뇨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러니까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에 덜 걸린다는 얘기죠. 이런 게 당뇨만 있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 그리고 치매, 또 간경변과 같은 만성간질환에도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적게 발생하는 걸로 그렇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질병으로만 보면 커피가 좋은 질병도 있고 나쁜 질병도 있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가치 중립적이다.' 이런 얘기를 드릴 수 있겠네요.

▷ 한수진/사회자:

근데 왜 커피가 당뇨나 파킨슨병에 도움을 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게 아직 이유를 잘 모릅니다. 근데 이 커피 속에는 카페인 말고 여러 가지 색소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요. 그런 것 중 하나가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고, 이 성분이 몸속에 들어오면 항산화작용을 비롯해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작용을 한다. 학자들은 그렇게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커피가 어쨌든 피로를 이기고 능률을 향상시키는 측면은 있는 것 같은데요. 그 왜 아침에 커피 안 마시면 잠이 안 깬다는 분들 많잖아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러게요. 질병의 좋고 나쁘고 사망률을 떠나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커피를 많이 마십니다. 어떤 분들은 '영혼을 밝히는 향기다.' 이렇게 찬미하기까지도 하는데요. 이게요, 커피 안의 카페인의 중추신경 각성작용 때문이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커피로 피로를 이기려고 하는 건 좋은 대책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게 카페인의 반짝 효과이고요. 이게 자꾸 의존하게 만듭니다. 빚을 내서 피로를 이기는 거기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고요.

또 한 가지 아주 중요한 게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 커피를 마실 때 이 카페인이 신경을 자극합니다만 우리 상식과 달리 몸속의 근육을 이완시킵니다. 팔다리 근육을요. 특히 따라서 잔근육의 조화로운 운동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섬세한 손동작이 요구되는 조립작용을 한다라든지요. 아니면 그립이라고 그래서 손의 악력이 중요한 골프 같은 운동에는 이 커피가 오히려 해로운 걸로 돼 있어요. 그럴 때는 커피를 드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럼 골프치실 때 커피는 가급적 안 드시는 게 좋겠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의학적으로는 볼 때는 타당하지 않죠. 이게 섬세한 손의 근육이 이렇게 정교하게 움직여야 되는데 이런 것을 방해하는 그런 작용이 있기 때문이죠.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그리고 어쨌든 커피로 피로를 이기는 건 반짝 효과다. 자꾸 의존하게 된다. 마실수록 양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이게.

▶ 홍혜걸/의학박사

예. 그러니까 양을 줄여야 하고요. 피로를 이기려면 역시 잘 드시고 운동하고 잘 쉬고 이런 원칙에 충실한 게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커피 마시면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두근두근한다. 그런 얘기 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이런 분들은 기본적으로 커피가 안 맞는 건가요?

▶ 홍혜걸/의학박사

예.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이고요. 그런 분들은 당연히 커피를 드시면 안 되고 만일 그래도 드시고 싶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면 되죠. 카페인 때문에 그런 거니까요.

그리고 우리 상식과 달리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주관적인 느낌을 좀 예민한 분들이 느끼기는 하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부정맥이나 심장병이나 고혈압이나 이런 심혈관질환과 커피는 큰 관계없는 걸로 그렇게 결론이 내려지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심혈관질환 가진 분들에게는 안 좋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거네요. 그런데 커피 종류가 굉장히 많잖아요, 아까 아메리카노는 괜찮다고 하셨는데, 어쨌든 카페라테, 카라멜 마키아또 이런 것도 많이들 드시잖아요?

▶ 홍혜걸/의학박사

이런 건 뭐 아시잖아요. 한 잔에 보통 300~400칼로리. 엄청나게 많은 칼로리가 들어있어요. 밥 한 공기가 보통 200칼로리니까요.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나 이런 건 칼로리가 거의 없습니다.

근데 말씀하신 카라멜이라든지 모카라든지 이런 경우는 고지방이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칼로리가 높으니까 그런 건 가급적 드시지 않는 게 좋겠네요.

제가 지금 말씀드린 건 순전히 블랙커피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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