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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인도네시아, 호주의 ‘마약사범 맞교환’ 요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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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장 이송… 외교갈등 심화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일명 ‘발리 나인(9)’ 마약사범 사형집행을 앞두고 심각한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5일 오전 호주가 인도네시아인 마약사범 3명과 인도네시아에서 사형을 앞둔 호주인 마약사범 2명을 맞교환하자고 요구한 것에 대해 이날 오후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도네시아 외무부 아르마나타 나시르 대변인은 BBC를 통해 “호주가 수감자를 맞바꾸자고 요청했지만 인도네시아에는 그와 같은 교환에 대한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인도네시아가 호주 마약사범 2명을 송환하면 호주도 인도네시아인 마약사범 3명을 돌려보내겠다는 뜻을 인도네시아에 전달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일 호주 수감자 2명을 이미 사형장으로 이송시킨 바 있다.

발리 나인은 2005년 발리 덴파사 공항에서 적발된 마약밀수 사건을 뜻한다. 여성 1명 등 호주 국적 젊은이 9명은 그해 4월 헤로인 8.3㎏을 발리를 거쳐 호주로 가져가려다가 공항에서 적발됐다. 주범은 이번에 사형 집행을 앞둔 앤드루 챈, 뮤란 수쿠마란이다. 이들은 2006년 사형선고를 받았고 다른 7명에게는 징역 20년에서 종신형이 선고됐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4일 호주인 2명과 스페인인 1명 등을 사형장으로 이송했다. 사형집행을 앞둔 사형수 중에는 프랑스, 브라질, 가나, 나이지리아, 필리핀인도 있다. 당초 이번주 사형을 집행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인도네시아는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고 있다. BBC는 “법적으로 최소한 사형집행 72시간 전에 상대국에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에도 브라질 등 외국인 마약사범 5명을 사형시켰다. 당시 자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처형된 브라질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도 높은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네덜란드는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마약범죄를 강력 처벌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마약범죄자에게는 어떤 자비도 베풀 의사가 없다”고 거듭 천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12월 마약사범 64명에 대한 사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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